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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넘어 국경 초월한 '뚝심 교육철학'
단국대학교 장충식 이사장 "의료+인술 기반한 인류애 실현"
[ 2015년 01월 18일 20시 00분 ]

‘만류(挽留)’ 일색이었다. 당시 개념조차 없던 지방 캠퍼스를, 그것도 인구 10만이 되지 않은 중소도시에 세운다는 발상은 무모함 자체였다. 교내 저항은 물론 반길 줄 알았던 현지인까지도 수도권 명문사학의 지방행에 의문부호를 달았다. 하지만 불가능이 가능으로, 우려가 기대로 바뀌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인재가 필요하고, 인재 육성에 교육이 수반돼야 한다는 확고한 교육철학은 무모함이 아닌 혜안(慧眼)이었다. 성공적 지방 캠퍼스 시대를 열며 국내 교육사의 획을 그었던 단국대학교 장충식 이사장. 이제 그는 반세기에 가까운 교육자의 관록으로 새로운 인류애 실현을 구상 중이다. 반경은 지역을 넘어 국경으로 넓어졌고, 방식은 만국공통의 ‘의료’를 택했다. 물론 그 모든 근간은 교육철학의 뚝심이다.

 

 

인류애적 의료 시혜

 

장충식 이사장은 대한적십자사 총재 시절 유독 북한 의약품 지원에 열정을 쏟았다. 북한 출신이라는 태생 배경도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 그는 열악한 의료환경에 마음을 아파했다.

 

1990~1991년 국제경기대회 단일팀 참가 및 체육교류를 위한 남북 체육회담 대표단이자 수석대표로 활동할 당시에도 그의 가방에는 늘 의약품이 가득했다.

 

의약품을 전해받는 북한선수들의 표정에서 사상과 체제를 넘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명의 존귀함을 품고, 그를 지켜내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절감하고, 통감했다.

 

특히 인간 생명을 다루는 ‘의료’야말로 언어, 종교, 이념을 초월하는 인류애 실현의 최고 매개체임을 마음 속에 담을 수 있었다.

 

‘의료’에 대한 갈망과 열정은 의학교육에 그대로 투영됐다. 의과대학을 신설해 의료인재 육성에 나섰고, 1994년에는 단국대학교병원을 설립했다.

 

그로부터 20년. 이제 미뤄왔던 과업을 서서히 진행해 볼 생각이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제자들이 훌륭한 의학자로 성장했고, 단국대병원도 완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준비는 끝났다.

 

장충식 이사장은 우선 여전히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북한부터 챙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다만 예전처럼 의약품을 전하던 단순 원조 방식이 아니다.

 

한국 의료진이 북한 의사들에게 의술을 전수, 보다 많은 북한주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는 계획이다. 물론 단국대학교병원 의료진을 선봉에 세울 생각이다.

 

성형수술을 제외한 모든 의술을 전달해 주고 싶은게 그의 심정이다. 하지만 단일 민간대학의 의지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일이다. 정부가 나서면 수월함은 배가된다.

 

장충식 이사장은 “북한주민을 위한 단순 원조 차원의 지원보다 교육을 통한 의술 전수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함께 해준다면 남북교류 및 협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상대의 의료시혜가 성공궤도에 오르면 아프리카 및 개발도상국 등 세계적으로 외연을 넓힐 예정”이라며 “현지 병원 설립부터 의료인 교육까지 사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늘이 선택한 직업

 

‘의료를 통한 인류애 실현’이라는 원대한 밑그림의 기저에는 단국대학교병원 임직원들의 철두철미한 직업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장충식 이사장은 병원 설립부터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을 만나면 “하늘이 선택한 직업”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그들에게 경의를 전하는 나름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직업을 수행하고 있기에 제약은 당연하다 여겼다. 본인들의 사리(私利)를 위해 환자를 저버리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았다.

 

자칫 ‘불편부당도 감수하라’는 윽박으로 오인될 수 있지만 반기를 드는 직원은 없었다. ‘개원 20년 간 무파업 이력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무작정 의료인의 직업정신만을 강요하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장충식 이사장의 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의료인과 교육자는 이윤을 위한 직업이 아니다. 설령 조직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환자를 팽개치는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직원들을 배려해야 한다”며 “의료 종사자는 다른 분야 보다 정신적, 물질적으로 확실한 보상기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소신껏 직업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병원의 운영철학도 중요하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우선 병원은 의료인과 마찬가지로 이윤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단국대학교병원이 다른 병원들에 비해 유독 부대사업에 관심이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장충식 이사장은 “병원은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지, 그들을 상대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다”라며 “과도한 부대사업은 곧 잡동사니 병원으로 전락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요즘 대형병원들을 가보면 환자편의라는 명목으로 갖가지 수익시설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며 “부대사업에 열을 올리기 보다 환자에게 정작 필요한 의료의 질 제고에 신경써야 한다”고 일침했다.

 

양심적 진료, 인간적 공조

 

단국대학교병원이 지난 20년 척박한 의료환경에도 불구하고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며 중부권 대표병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환자 중심의 진료 덕이었다.

 

‘병원 존재의 의미는 환자이고, 이윤을 좇기 보다 환자를 보살펴야 한다’는 설립자의 확고부동한 운영철학과 이를 수행하기 위한 직원들의 굵은 땀방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 단국대병원은 대전·충남지역 상급종합병원 중 유방암 수술비가 가장 저렴하면서 입원기간도 짧은 기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 비교 지표에서도 타 병원 대비 훨씬 낮게 책정돼 있음은 정부기관을 통해 수 차례 확인됐다.

 

장충식 이사장은 이러한 양심적 진료를 기반으로 향후 일반 환자는 물론 의료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극빈자 치유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열악한 저수가 환경에서, 그것도 부대사업을 최대한 배제한 상태로 의료시혜 사업을 진행하기는 결코 녹록치 않음을 잘 알고 있는 그다.

 

하지만 자신감은 충분하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좋은 일에 힘을 보태 줄 온정의 손길이 있다는 확신이다.

 

다만 이윤만을 추구하는 비도덕적 의료기관이 공조를 논할 수는 없다. 도덕적인 측면에서 올바른 병원이라는 평판을 기반으로 공조를 얘기해야 한다.

 

장충식 이사장은 “교육과 의료 모두 헌신과 봉사가 최우선 덕목”이라며 “단국대병원이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극빈층을 보듬는 역할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양심적 진료로 신뢰가 구축되면 인간적 공조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환자는 물론 사회적 환부(患部)까지 아우르는 의료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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