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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8일. 전라남도 장성군 소재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마(火魔)는 21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희생자 대부분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였다. 세월호 사건에 이은 참사였기에 충격파는 더했다. 특히 해당 병원이 국가로부터 인증을 받은 곳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여론은 동요했다. 병원의 부실한 환자 관리는 물론 정부의 병원인증 사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사업을 주관하고 있던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의 불똥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계자들의 줄소환이 이어졌다.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인증원은 적잖은 심적 고충을 감내해야 했다.
혁신 통한 시련 극복
해가 바뀌었지만 충격파의 잔상은 여전했다. 무엇보다 ‘인증’에 대한 신뢰 회복이 절실해 보였다. 국민을 위한 인증었지만 정작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상황은 괴로움 그 자체였다.
그 동안 고초를 겪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석승한 원장은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는 느낌”이라며 작금의 상황을 전했다.
2010년 10월 출범 이후 정책과 제도의 비호 아래 순항했던 인증원으로서는 결코 경험해 보지 못한,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사태였다.
하지만 수행해야 할 과제도 산적한 만큼 넋두리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석승한 원장은 조직을 추스르고 신뢰 회복을 통한 진일보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인증원 내부의 역량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한 차원 발전된 조직이 한 차원 높은 기준을 통해 평가를 수행함으로써 인증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상반기 중으로 직원 간 업무분석을 통해 업무와 인력을 재배치하는 한편 조사위원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인증기준의 국제의료질관리학회(ISQua) 인증에 이어 올해는 조사위원 교육관리에 대한 인증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석승한 원장은 “인증원 내부의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조직 개편은 물론 조사위원들의 자격 관리 제고를 위한 노력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교육‧컨설팅 산적한 사업
인증원이 올해 수행해야 하는 사업의 양도 만만찮다. 당장 요양병원 700곳에 대한 평가를 올해 중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
요양병원 의무인증 마지막해인 만큼 평가 대상기관 1200곳 중 이미 인증을 마친 500곳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16년 요양병원 및 정신병원 1주기 인증이 마무리되는 만큼 2017년 2주기 적용을 위해 인증기준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또 의료사고 보고 의무화 내용을 담은 환자안전법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하위법령 제정 및 관련 정책개발 등 필요한 후속조치도 인증원 몫이다.
여기에 인증 대상기관 지원을 위한 교육, 컨설팅까지 적잖은 과제가 놓여져 있다.
석승한 원장은 “2015년은 인증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향후 역할 방향을 제고하는 중차대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차근차근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증원의 목표는 병원을 넘어 센터로까지 인증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대한뇌졸중학회와 MOU를 체결, 평가인증을 위한 기준안 초안을 마련했다.
올해 중으로 최종안을 마련한 후 센터 인증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시작은 뇌졸중센터 중심이지만 향후 그 영역을 점차 넓혀 나갈 예정이다.
사설 컨설팅 업체 고민
석승한 원장은 올해의 다짐과 함께 고민도 털어놨다. 최근 사설 인증평가 컨설팅 업체가 활개를 치면서 의료기관들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여간 안타까운게 아니다.
사설 업체들은 마치 컨설팅이 인증의 지름길인냥 병원들을 현혹하고 있지만 실상은 체계화 되지 않은 정보를 암기식으로 주입하는데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석 원장은 “최근 인증 컨설팅 사설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의료기관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인증의 목적은 간판이 아닌 시스템 개선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렵사리 인증을 받은 기관들에 대한 인센티브 적용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현재 인증원은 적정성평가와 인증결과를 병합해 의료기관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보건복지부와도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석승한 원장은 “의료기관들이 인증을 받기 위해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한 만큼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의지를 갖고 꼭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들도 의료 질 향상이라는 인증의 궁극적 지향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며 “수시로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해 인증평가에 반영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