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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진단장비 '병·의원 조건부 대여' 관행 제동?
복지부, 현황 파악 조사…공정거래법 관련 제도 개선 여부 촉각
[ 2015년 01월 25일 20시 00분 ]

특정 시약 사용을 빌미로 조건부 대여가 이뤄졌던 체외진단장비 유통 시스템에 보건복지부가 손을 대기 시작했다. 장비 구매가격이 별도로 책정될 경우 진단비용 인하 효과가 예상되지만, 업계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복지부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체외진단장비 유통 관행 개선점’에 대해 답변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체외진단장비는 임대 시 전용시약 구매를 조건으로 하는 표준계약서에 의해 운영돼왔다. 표준계약서에는 전용시약 별도 가격 및 장비 임대 시 가격, 장비가격, 계약기간 등이 명시됐다.

 

그러나 지난해 의약품 리베이트 척결이 화두가 되면서 의료기기 리베이트도 불거졌다. 체외진단장비 조건부 대여 역시 리베이트 행위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의료기기 리베이트 행위에는 수술방 개조, 부속품 제공 등이 대표적”이라며 “특정 체외진단시약 구매 조건으로 장비를 대여해준다면 결국 공정거래규약에 접촉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부터 체외진단시약은 의약품이 아닌 의료기기 범주에서 관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원화된 시스템을 통일화시켜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관행처럼 받아들여졌던 조건부 대여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진단비용 인하 효과가 확인된다면 조건부 대여를 금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 여론을 호응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약구매조건부 장비임대계약’을 면밀히 살펴보면 장비가액과 시약 가격이 모두 포함돼있다. 감가상각 및 기타비용이 모두 합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중 장비가액을 제외하게 된다면 결국 국민이 직접 내야하는 검사비용은 낮아질 수 있다. 문제는 절감된 비용부담을 의료기기 업체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거의 받지 않아왔던 장비 구매비용을 병의원에 요구한다면 누가 환영하겠는가”며 “결국 병의원에서 저렴한 장비를 제공하는 업체만 찾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익률 감소를 감안해 경쟁적 가격 인하에 나서야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업계 “체외진단장비 조건부 대여 아직까지 부작용 없어”

 

의료기기산업협회도 비슷한 시각이다. 협회는 복지부가 제시한 관련 요청사항 답변서에 “현재 ‘시약구매조건부 장비임대계약’에 대한 표준계약서가 확립돼 업계 공통으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크게 개선해야 할 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즉, 현행 제도 운영상 문제점이 크게 없는 이상, 조건부 대여를 불공정 관행으로 확대해석할 필요가 있겠냐는 지적이다.

 

일부 업계에서는 공정한 유통 질서 확립과 장비판매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건부 대여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장비만 별도로 판매할 경우 당분간은 의료계에서 거부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국민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며 “리베이트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까지 갈 것 없이 의료계와 업계가 사전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복지부는 섣부른 예측 자제를 당부했다.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는 만큼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체외진단시약 케이스별로 다양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업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생각이다. 현행 유통 시스템과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정책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세운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민수기자 km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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