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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투석 의료기기 대표·병원장 리베이트 '유죄'
서울중앙지법, 각각 벌금형 선고…피고 "투석시장 구조적 문제" 항소
[ 2015년 02월 09일 20시 00분 ]

의료기기 판매업체가 병원에 투석실 리모델링 공사를 해주거나 비품을 제공해준 행위를 일종의 정당한 영업 방식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불법  리베이트로 봐야 할까.


사법부는 ‘리베이트’라고 판단했으나, 의료기기 업체와 병원장은 ‘시장에서 일어나는 타당한 거래 행위’라며 불복,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특히, 혈액투석용 인공신장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이 업체는 국내 투석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사건과 관련된 43개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도 남아있어 이번 판결이 의료계와 시장에 미칠 파장도 작지 않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박진영 판사)은 지난 2012년 의료기기법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료기기 수입업체 A 회사 대표 최 모씨와 병원장 김 모씨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A회사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43개 의료기관과 혈액투석용 인공신장기에 사용되는 ‘여과필터’와 ‘혈액회로’를 판매키로 하는 '소모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회사 대표 최 씨는 계약을 맺으면서 이들 병원에 총 5억5551만여원 상당의 투석실 리모델링 공사 및 TV, 컴퓨터, 환자용 침대 등 병원 사용 비품을 제공했다.


그 중 전남 소재 B병원장 김 씨는 2011년 3월 병원 인공신장실 인테리어 공사비 4090만여원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에 함께 기소됐다.


박진영 판사는 최 씨와 A업체에 각각 1500만원,  의사 김 모씨에 대해서는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A업체와 최 씨가 판매 또는 임대 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으며, 의료인은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업자가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 등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와 병원은 이에 불복, 항소할 뜻을 밝혔다. 국내 투석 시장의 가격 결정 구조일 뿐 리베이트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피고 측 박경호 변호사(법무법인 충정)는 “대학병원 등 큰 병원은 고액 의료기기를 구매하기도 하지만 대개 일반 병원 신장투석센터에서는 장비들을 임대해 구비한다. 그런데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기뿐만 아니라 정수장치, 배관 설비 등 기타 인공신장기 관련 시설과 집기를 모두 공급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체는 병원과 인공 신장 투석에 쓰이는 ‘혈액 필터’와 ‘혈액 회로’ 등 2가지 소모품의 수량을 정해 놓고, 기기와 시설의 임차 비용을 소모품 단가에 반영해 지급한다”며 “이는 인공 신장 투석이 도입될 때부터 이뤄진 영업 방식인데, ‘리베이트’라고 보는 것은 부당한 부분이 있다”고 피력했다.


박 변호사는 “피고 김 병원장의 경우 억울한 측면이 크다”며 “검찰이 배관 설비 부분은 필수 요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기소 범위에서 제외한 바 있는데, 김 씨는 배관설비 공사로 인해 기소됐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허지윤기자 jjy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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