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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처방받은 식욕억제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에 이른 환자의 유가족이 의사와 한의사,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조휴옥)은 최근 환자 한 씨의 유가족이 대구 소재 A산부인과 의사 이 모씨와 M한의원 한의사 박 모 씨,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키 160cm, 몸무게 59kg의 한 씨는 지난 2003년 9월부터 2013년 2월까지 A산부인과의원 비만클리닉을 다녔다.
과체중과 정상 체중을 오가던 한 씨는 의사 이 씨에게 각종 식욕억제제와 이뇨제 등을 처방받거나 일시적으로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그러던 2013년 2월, 왼쪽 어깨와 등 통증으로 M한의원에서 침 시술을 받은 한 씨는 그날 저녁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고 응급실로 후송돼 기관 내 삽관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사망했다.
한 씨 부검 결과, 사인은 약제 ‘플루옥세틴’에 의해 유발된 심실세동 또는 급성 심장사로 추정됐다. 플루옥세틴은 다른 항우울제처럼 심혈관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는 약제다.
이에 유가족은 ‘의사와 한의사, 구급대원들의 과실’을 주장하며, 의사와 한의사, 국가에 소송을 제기했다.
유가족 측은 “의사 이 씨가 약물 투약 이전에 비만환자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기본 혈액검사, 심전도 검사 등 충분한 검사와 진단을 했어야 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비만 환자가 아닌 한 씨에게 플루옥세틴 등을 처방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의사 박 씨에 대해서는 “환자에게 협심증 감별을 했어야 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고혈압과 빈맥 소견이 확인됐으므로 재검사를 해 안심할 수 있는 상태인지, 복용 약물이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한 씨에게 고혈압에 대해 반드시 주지시켰어야 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구급대원들 역시 심폐소생술을 지연했으며 기관 내 삽관술을 시행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가족의 이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 씨의 비만지수가 과체중 내지 정상으로 돌아왔다 해도 복부 비만으로 인한 동반질환을 예방하고 정상 체중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치료할 필요성이 있었고, 의사 이 씨는 한 씨에게 기본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식욕억제제 처방한 이후 한 씨가 의원을 내원할 때마다 약물 복용 이후 이상 증상에 관해 확인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씨가 2007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이상 증상을 호소한 적이 없었고, 플루옥세틴 투약에 앞서 모든 경우에 심전도를 측정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안정형 심질환이 있는 환자 또는 플루옥세틴 투여 후 심부정맥의 징후가 보일 때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라는 것이므로, 의사 이 씨가 한 씨게에 이를 처방한 데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한의사와 구급대원들에 대한 원고 측 주장 역시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