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지난해 초 부산 기장군에 ‘중입자치료센터’ 착공에 들어간 가운데, 지자체 몇 곳과 서울 대형의료기관에서도 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립암센터가 지난 2007년 480억원을 들여 도입한 양성자 치료기마저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보다 최대 4배 가까이 비싼 중입자가속기를 두고 의료자원 과잉 공급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원자력의학원이 2016년 완료 목표로 중입자가속기 및 치료시스템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 충북 보은, 연세의료원 등에서도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중입자 가속기는 중입자 가속기에서 탄소이온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서 얻은 입자를 조사기를 통해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조사해 암을 치료한다.
주변 세포나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세포와 같은 특정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린다. 세계적으로도 일본, 독일, 중국 등 8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먼저 전남도는 호남고속철도 완전 개통 등에 대비, 의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 암 치료전문기관인 서남권 중입자치료센터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위탁 추진 중인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에 대해 한빛원전과 연계, 영광에 설치한다는 복안이다.
도는 인구 2000만명당 1대꼴로 중입자 가속기 설치가 가능하다는 전문가들 견해를 반영, 서울 한국원자력의학원 중입자 치료센터, 부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중입자 가속기에 이어 서남권에도 중입자 가속기를 설치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오는 2018년 완료될 예정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중입자 가속기 사업을 염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과 사전 협의를 마친 뒤 2017년 관련 용역을 발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입자 암치료센터 설립을 추진 중인 충북 보은군도 지난달 (주)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 독일 ParTCoN GmbH(입자치료기술연구소) 등과 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이들 기관은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 16만5000㎡ 일원에 1차로 오는 2019년까지 중입자가속기를 포함한 암 치료병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중입자 암치료센터 건립에 필요한 투자비는 실시설계 이후 확정키로 했다. 이들 회사가 보은군에 센터를 설립키로 한 것은 울창한 숲과 풍부한 관광자원, 청주공항과의 접근성 등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암치료 센터가 완공되면 국내는 물론 독일, 중국, 동남아 등에서도 환자들이 방문해 1개월 이상 체류할 것”이라며 “치료와 치유를 함께할 수 있는 의료복합 헬스케어 관광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립 의료재단 차원에선 처음으로 연세의료원이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당초 의료원은 연세암병원 개원에 맞춰 양성자치료센터 신축을 계획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양성자치료기 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어 고비용적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중입자가속기를 보유하는 편이 좋겠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1000억원대 설치가 가능한 양성자치료기 대비 3배나 되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암 부위별로 최고 50배까지 우수한 치료효과를 가진 중입자가속기를 보유, 최고의 암 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계산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일부에서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적극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이미 국내 기관 몇 곳에서 가동에 들어간 양성자치료기보다는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