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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허가한 것도 모자라 임의로 허가기간까지 연장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2일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감사결과에 따르면 식약처는 조건부 의약품 허가 후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식약처는 최대한 빨리 제3상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A제약회사의 B백신에 대해 제조 및 판매를 허가했다.
이후 A사는 보육원생을 피험자로 선정해 임상시험을 추진했지만 아동 인권 문제제기로 답보 상태에 빠졌다. 그 이후로도 피험자를 구하지 못해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2007년부터 256명을 대상으로 5년 동안 임상시험을 실시했고, 2013년 12월 식약처에 이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했다. 조건부 허가를 받은지 23년 만이다.
하지만 임상시험 결과는 실패였다. B백신의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백신 주요 접종대상인 군인(연간 7만명)들의 경우에서도 효과는 미미했다.
21개월의 복무기간 중 기본접종부터 추가접종 직전까지 13개월 동안 항체 생성율은 최대 28%, 최소 3% 밖에 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임상시험이 실패한 것을 인지했지만 허가를 취소하거나 판매를 중단시키지 않았다.
더욱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자문을 구한 후 이 제품의 대체재가 없다는 이유로 39개월 내에 임상시험 결과를 다시 제출토록 했다.
허가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의약품에 대해 사실상 허가를 연장해 준 셈이다. 그 결과 유효성이 없음에도 계속해서 소비자들에게 접종되고 있었다.
감사원은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B백신에 조건부 허가를 내준 만큼 임상시험 결과가 실패했을 경우 허가를 취소하거나 판매를 중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상시험 결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음을 알고도 제품을 계속 판매토록 한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 역시 의약품 관리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킨 행위”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B백신에 대해 국방부와 복지부 증 주요 수요기관과 소비자에게 구체적인 임상시험 결과와 사용상 유의사항을 공개하라”고 식약처장에게 주문했다.
특히 앞으로 임상시험 등 허가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의약품에 대해 허가를 전면 금지토록 권고함으로써 향후 식약처의 의약품 조건부 허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