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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동의없는 '유령수술' 처벌 어떻게 되나
성형외과의사회·환자단체 "사기·상해·살인미수" 주장…법조계 "규정 모호"
[ 2015년 03월 17일 20시 00분 ]

일부 유명 성형외과의 ‘유령수술’ 의혹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행 법상 '유령수술' 처벌 규정이 애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시민·환자단체는 환자의 동의 없이 다른 의사에 의해 수술이 이뤄지는 ‘유령수술’은 형법에 근거해 ‘사기, 상해, 살인미수’ 등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과 환자단체연합회는 1983년 미국 뉴저지 대법원이 ‘사전 동의서에 확인된 사람이 아닌 다른 의사가 집도한 수술은 의료과실이 아니고 폭행(상해, 살인미수, 살인)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판시한 내용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그러나 17일 법조계는 ‘유령수술’ 자체에 대한 법 규정이 애매해 형사 처벌은 어려울 것이라고 시각이다.


박재홍 의료전문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의료법상 의사면허를 갖춘 자는 의료행위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대리수술에 대한 의무 규칙도 없어 의료법에 따라 처벌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술 후 악결과, 의료과실에 대한 손해 책임을 물을 수는 있겠으나 A의사 대신 B의사가 수술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 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제혁 변호사(법무법인 메리트)도 “처벌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가령, 상해죄가 되려면 그 행위가 상대에게 고통을 가하기 위해 고의로 이뤄진 것이어야 하는데, 수술 행위 자체는 미용 또는 치료목적으로 환자의 동의 하에 이뤄진 것이므로 다른 의사가 수술을 했다는 것 자체를 상해나 살인미수로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더불어, '유령수술'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실제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G성형외과에 대해서는 유령수술을 시인한 집도 의사의 진술서라도 있는 상황이지만 다른 성형외과 사건의 경우 ‘수술 도중 마취가 깼는데 그 때 소리를 들었다’거나 ‘다른 의사가 수술하고 있었다’는 환자의 주장만 있어 수사 진행 속도는 더딘 실정이다.


박재홍 변호사는 “CCTV나 진료기록부가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되는데, 진료기록부 상에서 A의사가 진료했다고 기록이 돼있을 경우 이를 신뢰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료법을 개정하고 수술동의서, 근로계약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한경 변호사(법무법인 나무)는 “형법으로 처벌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이는 의료법을 개정해야 할 문제”라며 수술 동의서에 집도의를 기재해야 하고, 집도의가 환자로부터 수술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한다는 등의 의무 규정을 담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홍 변호사는 “미국은 ‘계약’에 따라 의사 진료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 A의사가 해야하는 부분과 B의사가 해야하는 부분이 계약으로 맺어져 있어 계약 논리에 따른 법적 조치가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부분도 문제”라고 말했다.


환자단체 역시 수술실에 CCTV를 의무설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개정안’을 국회가 신속히 통과시키고, 유령수술 방지 관련 시행령과 규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수술 전 수술 동의서에 수술 의사의 전문의 여부와 종류, 수술 참여 의사의 이름을 표시하고 수술 예정 의사와 실제 의사가 동일하다는 내용의 확인란을 만들어 환자와 의사가 서명한 후 환자에게 의무적으로 사본을 교부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지윤기자 jjy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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