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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간의 해묵은 역할갈등이 국제행사 용역 발주건으로 촉발되면서 두 공공기관의 대립이 다시금 표면으로 떠올랐다.
공단 통합노조(위원장 박표균)는 18일 "국민의 보험료로 '과대망상 장난'을 중단하라"는 성명과 함께 심평원(원장 손명세)을 향해 칼끝을 겨눴다.
사건의 발단은 심평원이 지난 13일 '세계 보건의료 구매기관 네트워크 행사(INHPO)' 용역 제안서를 입찰 공고하며 불거졌다.
이 공고에서 심평원은 오는 8월 27일부터 사흘간 UN, WHO 등 국가별 보건의료구매기관장 40명을 포함해 350여명의 국내외 인사들과 '보건의료 구매경험 공유와 보편적 의료보장 달성을 위한 국가간 협력방안 모색'을 주제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행사 취지를 "차세대 국제개발 목표인 보편적 의료보장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과 국가별 현황을 비교 분석하고, 국가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협력국의 보건의료발전 및 보편적 의료보장 달성에 기여할 동반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공단 노조가 "이 같은 행사 주제와 취지가 보험자 흉내내기"라며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법에 명시된 보험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며 심평원은 보험자의 역할 중 진료비 심사와 평가만을 대행하는 기관일 뿐이라는 것이다.
박표균 노조위원장은 "심평원이 본분을 잊은 것 같다. 구매자 또는 구매관리자라는 잊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며 보험자 행세를 하는 모습에 업무영역을 넘어선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묵은 논쟁과 갈등에 앞서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며 "진료비 심사・평가를 위해 국민이 내고 공단이 건네준 보험료로 자신의 역할이 아닌 의료보장성을 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심평원은 사안 하나하나를 대응하지는 않지만 손명세 원장이 평소 강조해온 구매자론에 대한 전면 비판이라 수위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심평원은 '세계보건의료 구매기관 네트워크'를 위해 2억800만원의 용역비를 책정했다. 여기에는 호텔 임차료, 숙박료, 항공료 등은 제외돼 행사 총 예산은 5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역할갈등과 함께 심평원의 예산에 대한 논쟁도 함께 점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