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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도 낙제점 '건보공단·심평원'
양기관 실사·조사 등 압박받는 의료계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 비판
[ 2015년 04월 03일 09시 20분 ]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등 ‘청렴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평가 및 감시하다 보니 어느 곳보다 신뢰도가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다른 곳들에 비해 저평가된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꼴찌’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들 두 기관에 대해 청렴도 향상 및 내부 부패방지를 위한 노력을 당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공단은 부패사건, 신뢰도 저해 행위 등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문제로 불거졌다. 지난 2012년보다는 한 단계 상승했지만 여전히 낙제점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5년간 공단 임직원의 징계 현황에서도 금품·향응수수 7건, 공금횡령·유용 4건, 개인정보관련 41건 등으로 파면 11건, 해임 17건 등 총 181건의 징계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같은 기간 강제추행, 폭행,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검·경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범죄사실도 21건이나 됐다.


심평원도 매년 임직원 징계가 발생하고, 경찰 및 검찰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직접 수사대상에 오른 직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심평원은 2012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5등급, 그리고 2013년에는 4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의료계에선
국회 보건복지위 한 의원은 “공공기관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이 바로 청렴과 반부패”라며 “공단과 심평원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들이 인식할 때 조사·평가하는 기관의 청렴도가 떨어지면 기관의 권위가 떨어져 결과에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먼저 솔선수범하고 청렴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심평원 “도덕성, 이대로는 안된다” 비상 선포


상황이 이쯤되자 공단과 심평원은 지난 한 해 부패근절 등 청렴도 향상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려 왔다. 각 기관마다 △윤리·행동강령 신설 △내부신고 첨단시스템 도입 △임직원 직무청렴 서약 체결 △청렴 교육 수강 △윤리경영추진단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공단은 반부패, 청렴 공직생활을 기치로 금품수수에 이어 골프를 금지하는 윤리·행동강령을 신설했다. 다만 공적 목적이나 직무관련자가 친족인 경우, 친목단체에 함께 소속됐을 때 혹은 이에 준하는 사정에 한해 사전 신고 후 골프를 허용하고 있다. 사전 신고가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종료 즉시 신고토록 했다.


여기에 직무관계자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행사를 제외한 체육대회, 사회공헌활동 등의 협찬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직간접적 경비 및 물품, 용역, 인력, 장소 등 모두 받을 수 없다.


심평원은 청렴도 향상을 위한 내부신고 활성화를 천명했다. 그 일환으로 익명성과 즉시성이 보장된 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새로 도입된 신고시스템은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며 접근성도 좋아졌다. ‘익명서버기술’을 적용해 IP 주소 추적 및 접속로그 생성을 차단, 기존 청렴신고센터, 청렴 소리함 등 내부 전산망 활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고자 신분노출 우려를 제거했다.


지난 2013년 구성된 ‘청렴경영추진위원회’에는 심평원 1급 직원들과,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한국제약협회, 소비자단체로부터 청렴분야에 학식과 명망이 있는 외부인사를 추천받아 위원을 위촉해 운영했다.


이곳에선 심평원의 반부패·청렴활동 추진방향과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활동을 평가하는 등 기관 청렴도 향상과 관련된 중요사항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바른심사와 바른평가를 하는 심평원이 되도록 교육과 인식개선에 힘써 왔다”며 “다음 청렴도 평가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점수 대폭 상승 공단-여전히 낮은 평가 심평원 ‘희비’교차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2014년도 공공기관 청렴도’를 조사·분석해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에서 설문조사 대상자는 총 25만3819명으로, 해당기관의 주요 업무처리 경험 있는 국민 17만6081명(외부청렴도), 소속직원 5만6701명(내부청렴도), 관련 학계, 시민단체, 지역민·학부모 등 2만1037명(정책고객평가)이다.


결과는 내외부 청렴도와 정책고객평가를 합한 종합청렴도 총 4개 세부 유형별로 공개됐다.


건보공단은 대체적으로 점수가 상승해 종합점수에 견인을 받았다. 종합청렴도는 지난해보다 0.42점 오른 8.47점을 획득해 ‘우수’ 등급인 2등급에 올랐다. 외부와 내부청렴도도 각각 0.42점과 0.46점 올라 2등급을 받았다. 정책고객평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02점을 받아 4등급 판정을 받았다.


심사평가원은 대체적으로 점수가 올랐지만 종합점수에서 4등급을 면키 어려웠다. 종합청렴도는 8.08점으로 지난해보다 0.04점 올랐다.


외부와 내부청렴도는 각각 0.14점, 0.22점 올라 3등급, 4등급을 차지했으며 정책고객평가는 지난해와 같은 점수인 7.54점을 받아 3등급에 머물렀다.

 

그나마 중앙행정기관을 비롯한 25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패방지활동 및 성과를 평가한 권익위의 ‘2014년도 부패방지 시책평가’ 결과는 그나마 다행스럽다.


심평원은 4등급에 그쳤던 청렴도 평가와 달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우수’에 해당하는 1등급을 획득, 부패예방 및 척결 노력을 인정받았다. 공단은 청렴도 평가와 같은 2등급을 받았다.


권익위는 “부패행위자 처벌정상화 방안 마련, 실적중심 평가 강화 등 평가 기준이 강화됐음에도 비정상적 부패관행 근절 등 각급 기관의 반부패 시책 추진 노력이 지속적으로 전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단은 “공기관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그 존립기반마저 어렵다. 건보공단은 최고의 서비스와 함께 업무처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심평원은 내부기강 확립을 올해 우선 과제로 삼았다. 최근 5대 감사에 취임한 서정숙 심평원 감사는 “낮은 청렴도와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심평원 내부 규정을 엄격하게 개정, 미온적인 관행을 뿌리뽑겠다”고 의지를 재차 밝혔다.

 

먼저 그는 청렴도를 높이고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 징벌규정을 엄격히 하고, 비도덕적 직원에 대한 징계를 엄중히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 감사는 “다수의 성실한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극소수 상습적이고 고질적인 직원들에게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온정주의에 빠지지 않고 신속하고 청렴하게 처리하기 위해 감사실과 함께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오준엽기자 oz@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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