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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평가인증제에 대한 현장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증에 대한 적절한 ‘당근(인센티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두고 병원과 정부가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7일, 보건의 날을 기념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료기관 평가인증제’관련 토론회 참석자 일부는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제도의 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증에 대한 효과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는 "평가 인증은 자율제도인 만큼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올해로 2주기를 맞은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는 그동안 ‘인증을 위한 인증’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평가 인증 준비과정에서 간호사를 포함한 근로자들의 업무과다 문제, 조사위원의 고압적인 평가 태도, 인력 부족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졌다.
◆ "동기부여 없이 시행 → 인증 위한 인증 전락"
이에 대해 ‘현 평가인증제가 실질적인 동기부여 없이 시행되면서 참여도는 저하되고, 말로만 자발일 뿐 병원이 억지로 하는 제도로 전락하게 된 것’이라는 날선 지적도 나왔다.
병원협회 정책이사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인증을 위한 깜짝 평가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위한 프로세스를 의료기관에 정착시키는 과정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한다”며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인증을 받는 의료기관의 조직 문화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증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어야만 실제로 환자안전 문제가 개선되고 의료의 질이 올라갈 수 있다”면서 “인증 결과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고, 내부고발 기능을 활성화 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병원 박종훈 교수(정형외과)도 “애초에 의료기관이 인증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도 없이 제도가 도입됐다”면서 “충분한 준비 과정 없이 우리나라와 의료시스템과 조직문화 등이 전혀 다른 미국의 인증제도를 섣불리 받아들인 데서 문제가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의료기관은 개별보험사와 계약을 해야하고 보험사는 의료사고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는데, 그 판단기준으로 인증평가가 활용되고 있다.
박 교수는 “미국의 경우 인증평가를 무사히 통과한 병원과 그렇지 못한 병원 간의 수가에 대한 차별을 둬 의료사고를 줄이려는 활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인증을 받아도 의료기관이 얻는 이득은 고작 인증을 받았다는 것을 광고할 수 있는 것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가와 연계돼야한다는 점은 동의하나 우리의 의료시스템 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인증제가 의료기관에 이득이 되는 평가제라는 인식이 전제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식 평가인증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인증심의위원으로 속해 있는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의무 인증이 되면 더욱 ‘보여주기 식’ 인증이 될 것”이라며 “병원들이 인증을 자발적으로 받되, 인증이 실제 경영 면에서도 이익이 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한다. 수가라는 형식의 인센티브를 넘어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환자안전과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인증제도의 올바른 확립 뿐만 아니라 인력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보건의료 인력 지원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 의료기관의 실효성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고 이를 위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자율 제도로 인센티브 연계는 모순"
반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현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인센티브'를 연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윤석준 기획상임이사는 “인증제는 자율 평가인데 이를 수가와 연계하는 것도 모순”이라면서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접근해야하지 수가와 직접 연계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윤 상임이사는 “자율평가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요양병원은 인증신청 여부에 따라 소위 감산을 하는 등 인센티브가 있고, 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의료질향상 분담금제’가 신설되면 적정성평가 가감지급사업과 연결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이동욱 보건의료정책관 역시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는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노력한다는 의미의 자율 인증제”라면서 ”인증 자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은 형식 상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건강보험 또는 국가예산을 통한 지원에 관한 기본적인 요건으로 인증제도가 충분히 활용돼야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든다”며 “(인증을) 기본적인 요건으로 연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