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혈액과 같이 기증받은 인체조직을 공적관리하기 위해서는 비영리기관에 인체조직 가공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이하 기증원)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인체조직기증지원기관으로 선정, 향후 인체조직의 공적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법과 제도 개선방안 등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인체조직기증은 사후에 뼈, 인대, 피부, 심장판막 및 혈관 등을 타인에게 이식될 수 있도록 기증하는 것으로 1명으로부터 약 100명의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기존에는 기증원이 인체조직구득 시범사업기관으로서 기증 활성화, 국내 이식재 자급률 확대 등에 앞장서 왔지만 정작 조직기증자 등록 및 관리, 관련기관 지도·감독, 채취조직 분배관리 등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은 부재한 상태였다.
이번 지원기관 선정은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정부의 공적관리의 첫 걸음으로 조직 기증, 분배와 관련된 공적관리를 담당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다만, 인체조직을 이식재로 최종 공급하기 위한 가공단계에는 여전히 공적관리체계가 없이 영리업체에 맡겨져 있어 기증된 인체조직이 상품으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란 한계는 남아있다.
기증원 정양국 원장은 “시장경제 안에서 부가세가 붙는 상품으로 취급되던 인체조직이 공공성을 확보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며 “그러나 여전히 분배 단계에서 공적관리체계가 갖춰지지 못하다보니 수혜자는 혜택을 보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장기, 혈액의 경우 관리주체인 장기기증원, 혈액원이 존재해 수혜자에게 전달이 되지만 인체조직의 경우 이식재로 최종 공급되기 위해서는 가공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역할을 현재 영리가공업체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아래 표]
정 원장은 “수혜자 입장에서는 가공 및 분배까지 포함한 공적구득체계가 확립되지 않으면 세금지원을 통해 영리가공업체의 수익만 증가시키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기증자와 유가족의 숭고한 기증의도를 훼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동익 前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역시 “무상기증이라 함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중간단계에서 영리단체가 수익을 붙여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며 “이는 기증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사기를 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지금과 같이 인체조직 가공을 영리기관이 담당할 것이 아니라 비영리 가공기관들이 정부주도하에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 기증원의 주장이다.
실제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유럽의 경우 인체조직 가공은 비영리기관이 전담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영리기관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1~6위 중 한 곳 정도에 머무르는 수준으로 기본적으로는 비영리기관이 역할을 담당한다는 전언이다.
기증원 전태준 상임이사는 “기증에서 시작된 인체조직을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인 영리기관에 맡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기본적인 가공은 비영리기관이 담당해 공적가격을 담보하도록 하고 고도화된 기술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영리기관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증원은 인체조직의 채취, 가공, 분배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공적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증원 유명철 이사장은 “이번 기증원의 지원기관 선정은 공적 시스템 구축에 첫 단추를 채우는 의미 있는 성과지만 기증된 조직이식재의 채취, 가공, 품질관리, 보관, 분배 등 전 과정에 공적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인체조직 기증의 숭고한 정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법 개정을 통해 공적관리체계를 정착시켜나가겠다”며 “의료계 역시 인체조직기증활성화와 구득환경 개선을 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