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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눔은 특효약이나 치료법을 개발하는 회사가 아니다. 의사들 목소리를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을 지, 환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지 고민하는 디지털 컴패니언(digital companion)이다.”
의사들은 기술 발전이 두렵다. 의사 고유의 영역을 '기계'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컴퓨터 'IBM 왓슨'이 수십년 내 의사를 대신해 진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디지털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바라보는 의사들의 표정이 밝지 않은 이유다. 눔 정세주 대표[사진]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의사들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눔은 건강관리 앱 부문 B2C 시장 점유율 1위에 빛나는 뉴욕 기반 모바일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국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18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가 된 바 있다. B2C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B2B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사업 차 한국을 방문한 그를 만나 눔이 의사들을 비롯해 국내 헬스케어 환경에 어떠한 기여를 하게 될지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미국에 이어 국내서도 B2B 사업 확장에 박차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B2B 솔루션 ‘눔 헬스’(noom health)의 경쟁력은
의사가 환자에게 ‘Right time, Right amount, Right information’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된 모바일 기반 질병관리 프로그램이다. 대시보드를 통해 혈압, 식사, 약 복용 여부, 혈당 등 환자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메시징 시스템으로 환자와 직접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기술력의 핵심은 환자들의 반복적인 질문에 적시 답을 해줄 휴먼코치(human coach)를 프로그램 안에 삽입시켜 감성 포인트를 향상시킨 것이다. 현재 기술력으로 코치 한 명 당 200명이 커버될 수 있다. 500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수치가 코스트 절감이 가능한 부분이다.
휴먼코치의 답변 정확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닌 의사들이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이다. 텍스트북, 종합병원의 암환자교육 가이드라인을 디지타이즈(digitze)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예방프로그램(NDPP)에 사용한 결과 다음 단계로 발전할 확률이 약 58% 줄었다.
의사들은 눔 헬스를 통해 귀한 시간을 의미있게 쓸 수 있다. 3분을 중요한 정보 제공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눔 헬스를 통해 위험도에 따른 환자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대시보드에서 100명이든 500명이든 환자 상태 한꺼번에 확인 가능하고, 이 중 고위험 환자군을 추려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눔을 의사들의 디지털 컴패니언(digital companion)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Q. 국내 대형병원 론칭 계획도 있나
한국 ‘빅5’ 병원 중 네 곳과 눔 헬스 론칭을 준비 중이다.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환자에게 서비스 한 후 병원에서 공개할 것이다. 각 병원, 주치의 스타일을 반영해 최적화된 코칭 커리큘럼을 만들 계획이다.
병원이 눔 헬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비용 대비 효과성이다. BYOD(bring your own device), 즉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저렴한 비용으로 환자의 차도(差度)를 좋게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마케팅 관점에서 병원과의 접점(touch point)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눔 헬스로 환자와 실시간 소통하게 되면 병원과 긴밀한 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충성도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noom is mobile patient engagement platform"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다. 이번 사업이 성공하면 국내 B2B 확장은 파죽지세(破竹之勢)일 것이다. 주요 4개 병원에서 시작해 이들 협력 병·의원으로까지의 네트워크 확장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자 목표다. 충분히 자신 있다.
Q. 최근 18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어디에 활용할 계획인가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프로그램 질을 높이는 데 쓸 계획이다. 임상시험에도 대거 투자할 예정이다. 헬스케어서비스는 백 마디 말 보다 건강해졌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임상시험 실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바이어스(bias)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업계, 학계 기준에 맞춰 무작위대조군임상(RCT)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0명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 했다. 올해 더 늘릴 계획이다.
사실 임상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다. 사업가에게 시간은 돈이다. 외부에서는 180억원 투자가 거액이라고 생각하는데 헬스케어산업에서는 너무 작은 규모다. 제약사 신약개발에 1조원이 소요된다. 본격적인 수익을 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해야 할 일이 아직 너무 많다.
Q. 미국 다수 의료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국내 헬스케어 사업 환경과 어떻게 다른가
미국과 한국 의료기관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데 비슷하다. 미국 동부 뉴욕 장로 병원(New York Presbyterian Hospital), 마운트 시나이 병원(Mount Sinai Hospital) 등 파트너 기관과 비교해보면 의사들 스타일 비슷하다. 굉장히 보수적이다. 행정이 느리게 진행되는 것도 같다. 다른 점은 역시 눈치 보기다. 미국에는 헬스케어의 진화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모래주머니’가 없다. 한국은 원격의료에 어느새 진료라는 민감한 단어가 따라 붙어버렸다. 두 개념이 엄연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원격모니터링 시에도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본다.
미국 오바마정부는 “원격의료가 국가의 희망”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부 차원에서 원격의료는 물론 진료까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011년 뉴욕주는 메디케어 개혁으로 20조원 가까이를 절감했다. 재 입원률이 높은 병원에 패널티를 주고, 경증인데도 불구하고 3차병원 응급실만 찾는 환자 비율을 줄이는 등의 내부 개혁을 단행한 결과다. 연방정부의 반응이 좋아 국가적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뉴욕주는 올해 4월 8조원을 다시 풀었다. 병원이 건강관리비용을 낮추면 보너스를 주는 시스템을 적용한다. 미국 주요 병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눔 헬스 프로그램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이유다.
비용 절감은 미국 정부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저비용으로 국민 건강 증진이 가능하다면 국가의 생산성은 향상되기 마련이다. 병원에서 회피가능비용(avoidable cost)을 줄이면 환자, 정부, 보험사 모두 이익이다.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헬스케어를 ‘의료복지’의 좋은 수단으로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Q. 디지털헬스케어가 한국에서 활성화되려면
'Chicken or egg' 즉,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문제다. 사업가 입장에서 볼 때 비용 지불 구조가 명확해져야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헬스케어 산업은 기술 혁신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은 이미 20년 전부터 시장에 나왔다.
헬스케어 시스템은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누가 돈을 낼지 모른다. 서비스 활성화되려면 국민건강보험, 사보험, 고용주, 국민이 직접 내든지 지불 구조가 명확하게 정리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그래야 서비스 공개, 사업 론칭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사업화가 가능하다.
Q. 애플·구글·삼성 간 ‘커넥티드 헬스케어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애플, 구글의 파트너이자 B2C 시장 1위 기업의 대표로서 어느 회사가 우위에 있다고 보나
사업적으로 지금까지의 성적으로만 보자면 애플이 ‘1승 무패’다. 구글은 핏(Fit)으로 한정한 반면 애플은 메이요클리닉 등 주요 의료기관을 파트너로 확보하는 등 헬스, 의료를 포괄하고 있다. 사업 범위가 넓은 것이다. 엄청나다.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삼성과 비교할 때 두 플랫폼의 장점은 중립성이다. 익명화된 건강데이터를 전송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깔아준 것이다. 애플, 구글 운영체제를 탑재하지 않은 스마트폰이 얼마나 되나. 다수의 서드파티들이 수집한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는데 이 플랫폼에 들어오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합류하지 않으면 갈라파고스가 된다.
반면 삼성의 플랫폼은 중립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삼성 제품만 사야 한다. 수많은 선택권이 있고 취향이 다른데 누가 만보기도 삼성, 체중계도 삼성, TV도 삼성 것을 구입하겠는가. 혼자 다 하겠다는 마인드는 안 통하는 시대다. 외부 평가가 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Q. 눔이 최종적으로 꿈꾸는 목표는
우리는 좋은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회사로 남고 싶다. 지금은 당뇨, 심부전증으로 우리 브랜드 쌓아가고 있다. 신뢰를 얻고 인지도 좋아지게 되면 다른 질환으로 확장할 것이다. 임신성 당뇨, 난임 클리닉 암 치료 관리로까지 뻗어나갈 것이다. 이미 미국 전체 암학회 연합에서 컨택이 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리뷰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만드는 회사 될 것이다. 모바일, 대시보드, 웨어러블 디바이스, EHR을 연동할 플랫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우리는 감히 말하지만 ‘좀비회사’가 아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중에 국가 지원금으로 버티는 회사들 많다. 제품 및 서비스 완성도가 민망할 정도로 떨어진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임상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다. 분명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눔의 플랫폼으로 의료복지를 실현하는 것이 내 꿈이다. 우리가 B2C에서 차근차근 기초체력을 쌓는 동안 요지부동하던 병원, 제약사, 정부기관 등이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판은 열렸고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 필요하다면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기술 기부도 하고 싶다.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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