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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2세 6개 변형다장기이식' 성공
서울성모병원 이명덕 교수팀, 희귀질환 '위장관 거짓막힘증' 아이 구사일생
[ 2015년 05월 04일 14시 25분 ]

우리나라 의료역사의 한 획을 긋는 소화기계 장기 6개를 동시에 이식하는 '변형다장기이식'이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는 현대의학의 꽃인 장기이식 분야에서 미국 등 의료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신연호 군 다장기이식 모식도

 

병원측에 따르면 출생 후 약 70일경 뚜렷한 원인없이 갑작스런 장 폐쇄증상이 나타난 신연호 환아(만 2세, 남)가 여러 병원을 찾은 후에야 위장관 거짓막힘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위장관 거짓막힘증은 소장의 운동성이 약해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 및 통과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이가 들수록 점점 진행되며 장애범위가 전체 위장관으로 확대된다.

 

이로 인해 영양결핍뿐만 아니라 정체된 창자속 음식물의 부패와 세균번식, 감염으로 폐혈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병이다.

 

신 군은 국내 최초 소장이식수술을 성공시킨 소아외과 이명덕 교수에게 이식을 받기 위해 지난 2013년 서울성모병원에 전원됐다.

 

변형다장기이식술은 간을 떼내지 않고 그대로 남겨둬 이식 장기가 1개 적지만 문합하는 혈관 수도 훨씬 많고 보다 정밀한 과정이 필요해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가장 어려운 복부수술로 손꼽힌다.

 

다행히 이명덕 교수는 이미 2008년 변형다장기이식으로 명성을 쌓은 미국 마이애미대학 잭슨 메모리얼병원에서 연수해 기술적인 준비를 마친 상태였기에 신 군을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 후 대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교수팀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규정상 촌각을 다투고 있는 여러 생명들과 나눠야하기 때문에 한 명의 생명을 위해 여러 장기를 이식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질환 자체가 워낙 흔치 않은 병이었고 2세 밖에 되지 않은 신 군의 복강 크기에 적합한 공여자 장기가 나타난다는 것은 어린이 기증자가 극소수인 국내 사정으로 볼 때 사실상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2014년 11월 25일 막연한 기다림 속에 기적이 다가왔다.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4세의 장기 기증자가 나타난 것이다. 신 군과 신체크기가 맞아 장기를 덩어리 채로 옮겨야 하는 다장기이식에 적절한 것으로 판단됐다. 혈관이식외과 김지일 교수는 신 군의 이식을 위해 기증자의 장기 적출을 시행했다.

 

다만, 변형다장기이식에는 내장동맥부터 상장간막동맥까지 한꺼번에 대동맥에 붙은 채로 얻지 못하면 혈류를 유지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간, 소장-췌장 및 신장의 혈관 나눔은 매우 예민했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총 5군데의 혈관 문합, 담도 연결을 포함한 위장관 부분 5곳 문합, 배설을 위한 장루 2곳 설치, 급식용 장루관 1곳 조성 등 총 13가지 중요한 독립적 수술과정이 18시간 30분 동안에 이뤄졌다.

 

신 군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진균성간농양과 폐렴 등 감염증과 일반 고형 장기이식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식편대숙주반응까지 겪는 등 위중한 고비를 겪었으나 다행히 호전됐다.

 

이명덕 교수는 "소장 단독이식이나 다장기이식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와 기술적으로도 난이도가 아주 높은 수술이어서 매우 긴장했지만 어려운 과정을 모두 잘 극복한 환아와 보호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신 군은 입원생활을 끝내고 지난 5월1일 오전 건강을 되찾아 집으로 무사히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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