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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메나리니가 자사 대표 품목인 조루치료제 프릴리지(성분명 다폭세틴)의 약가를 자기손으로 40% 깎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미래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모습이라 주목된다.
출시 당시부터 시종일관 치료 효과 대비 비싼 가격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프릴리지의 약가가 싸졌지만 여전히 국내 토종 조루 치료제들의 가격보다 약 2배 가량 높은데다, 토종 조루약들의 전반적인 처방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
정부의 약가 규제가 없는 비급여 의약품의 가격을 스스로 내리는 것은 제 살을 깎는 쓰라림을 감내하고서라도 시장 판매를 높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프릴리지는 30mg과 60mg이 각각 약 1만원, 1만5000원 선의 약가를 유지중이었으나, 이번 인하로 저용량이 6000원, 고용량의 경우 9000원으로 낙폭 큰 가격 하락이 결정됐다.
비급여 조루약의 가격 하락으로 질환 치료가 절실했던 환자들의 얼굴엔 웃음이 번지게 됐지만, 스스로 약가를 낮춘 메나리니의 표정은 밝지만 않은 상황이다.
프릴리지는 이미 한국얀센이 국내 판매에 나섰다가 높은 약가(당시 약 2만원 선)와 조루질환 알리기 등 마케팅 실패로 사실상 시장 안착에 한 차례 실패한 바 있는 약이다.
이탈리아 1위 제약사 메나리니는 얀센으로부터 프릴리지 판권을 인수, 지난 2013년 4월 기존 대비 30% 낮춘 약가(저용량 기준 약 1만원)를 내세워 국내 조루시장 패권 장악을 선언했었다.
이미 저조한 처방률이라는 뼈 아픈 시장 실패를 딛고 의약품 재론칭을 통해 다시 한 번 국내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포부였다.
그러나 시장 점유는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 국내 제약사 CTC바이오가 토종 조루약(성분명 클로미프라민) 개발에 성공하면서 공동 개발에 참여하거나 판권을 인수한 다수 제약사들이 프릴리지 대항마 출시에 즉각 나섰기 때문이다.
프릴리지와 조루약 시장 경쟁 중인 제약사는 동아ST(네노마 보유), 종근당(클로잭 보유), JW중외제약(줄리안 보유), 제일약품(컨덴시아 보유) 4곳이다.
▲ 사진 左 메나리니 '프릴리지', 사진 右 대표적인 토종 조루약 동아ST '네노마' |
이들은 중견급 이상 대형 제약사들로, 강력한 국내 마케팅력과 프릴리지 약가 대비 1/5(약 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메나리니가 형성했던 조루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갔다.
실제 프릴리지는 출시 당시인 2013년 1~2분기 평균 8억원대 처방액을 이어가다 토종 조루약 출시 이후 6억원대로 하락, 처방 축소를 맛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처방 부진은 이듬해인 2014년에도 이어졌다. 오히려 동아ST의 네노마 등 토종 조루약이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서 처방액이 아닌 처방량으로는 프릴리지와 네노마가 대동소이한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
프릴리지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3년 8월 69.7%, 9월 33.0%, 10월 32.7%, 11월 33.8%, 12월 30.8%로 지속 줄어들었다.
반면 동아ST의 네노마의 국내 판매율은 지난 2013년 8월 첫 출시 이후 9월 2921정, 10월 3411정, 11월 2996정으로 성장했으며, 12월에는 1716정을 기록하며 프릴리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는 메나리니가 프릴리지 약가를 스스로 내리는 현상을 낳게 했다.
프릴리지 1만원 대비 토종 조루약 3000원이라는 가격 격차를 약효만으로는 정면승부하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메나리니의 프릴리지 마케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려 40%나 낮춘 약가지만 여전히 토종 조루약 보다 2배나 비싸기 때문이다.
일단 메나리니가 자사 자존심을 굽히고 대폭 약가 인하를 감행한 만큼 향후 처방 분위기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조심스런 반응이다.
국내 제약계 한 관계자는 "조루는 아직까지 환자들이 약을 복용해 치료해야한다는 인식이 낮은 질환"이라며 "시장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데다 토종 조루약 가격이 낮아 프릴리지가 기를 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메나리니 관계자는 "프릴리지의 가격인하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며 "더 많은 조루증 환자가 프릴리지를 통해 치료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