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최근 온라인팜 운영을 놓고 의약품유통협회(이하 유통협)와의 갈등을 지속 중인 모습이 과거 한독과 유통협 간 유통마진 입장차로 인해 전면전을 벌였던 상황과 닮은꼴이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유통협을 필두로 한 제약도매업계는 지난 4월28일 한미약품 본사 앞에서 온라인팜 유통법인 반납을 촉구하는 내용의 집단 규탄대회를 벌인데 이어 이달 6일부터는 1인 시위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유통협과 한미 간 갈등은 온라인팜 운영에 따른 제약도매업 침범 여부를 바라보는 견해차가 생기면서 발생했다.
최상위 제약사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등 본분을 직시하지 않은 채 영세한 의약품도매상들의 설자리까지 탐하는 이른바 '갑의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는 게 유통협의 논리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도매상들이 스스로 약자임을 자칭하며 높은 유통마진을 요구하는 등 고자세를 취하며 힘의 논리에 의한 집단압력을 넣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협과 한미약품 간 갈등은 한국제약협회가 한미약품 입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제약계와 도매업계 간 대립 양상으로 사태가 커졌다.
아직까지 한미와 유통협 간 대화의 물꼬는 트일 기미가 없는 상태라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며 상호 견해차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장기 갈등 및 법정 소송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약회사와 유통협 간 기싸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제약도매업계는 의약품 공급 마진율을 놓고 한독과 수 차례 갈등을 벌인 전례가 있다.
당시 유통협은 "한독의 유통마진이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하며 한독이 유통마진을 적정 수준으로 올리지 않을 경우 한독 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보이콧 선언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 한미 사옥 앞 유통협 1인 시위(사진 左)와 지난 2013년 한독 사옥 앞 도매협 1인 시위(사진 右) 모습 |
한독-유통협 사태는 이번 한미와의 갈등 양상과 흡사한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당시에도 황치엽 의약품도매협회장은 역삼동 한독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한독은 갑의 횡포를 즉각 중단하고 유통마진을 상향 조정하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사태가 지속·심화되자 제약협회가 나서 한독 측 편을 들어주며 도매계-제약계 대립 구도로 확대된 것도 지금의 한미약품 갈등 양상과 흡사하다.
당시 제약협은 한독 사태와 관련해 "도매협회는 심각한 제약기업 길들이기 시도"라며 "한독에 대한 집단 유통 거부는 제약사의 경영 활동을 침해하는 부당 행위이자 불법적 실력 행사"라고 맹비난 한 바 있다.
결국 온라인팜 운영, 유통마진 인상이라는 각기 다른 논쟁거리로 인해 촉발된 도매계-제약계 간 다툼이 시간이 흐를 수록 닮은꼴 갈등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셈이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와 제약계 간 주장이 일정부분 각각 논리가 있기 때문에 치열한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제약계 사이에서 의약품 도매상들의 과도한 주장은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난을 호소하며 문을 닫고있는 도매상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의약품 유통업까지 손대면 도매업계가 설 곳은 지금보다 더 위축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처럼 유통협회가 한미약품의 행보를 도매업계 생업 침해로 규정, 강경투쟁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제약계와 도매업계가 어떻게 이번 갈등을 봉합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