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기관 종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비전속 기관 삽관에 의한 전신마취 현황 |
전국 병·의원에서 이뤄지는 전신마취의 절반 이상(56.6%)이 마취전문의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7일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전국 의료기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급여비용 청구 자료 중 진료일 기준 2011년 1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진료 내역을 분석한 결과 파악됐다.
지난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비전속 기관'의 삽관에 의한 전신마취 현황을 살펴보면 치과병원, 병원, 종합병원 순으로 집계됐다.
학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마취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병원급은 47.9%, 의원급 94.2%로 파악되고 있다.
같은 해 이들 병ㆍ의원에서 행해진 전신마취 총 4만7172건 중 56.7%인 2만6725건이 마취전문의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학회는 해석했다.
비(非)마취전문의에 의한 전신마취 비율은 병원 67.3%(1만8405건), 의원급 40.9%(7878건)로 병원급이 더 높았다.
학회는 이번 조사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전속돼 있는 의료기관의 경우, 전체 마취시술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시술되는 것으로 간주했다.
비전속 의료기관의 경우, 마취통증의학과전문의 초빙료가 동시에 청구됐다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마취 시술로 간주해 분석했다는 것이 학회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학회는 "비전문의에 의한 전신마취가 만연해 있는데도 수술 시 마취기록 작성이 의무화되지 않아 실제 누가 마취 했는지 실태 파악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건강보험청구가 전부 의료기관 개설자의 명의로 실시되고 있는 현실에서 수술과 마취의 실제 시행자에 대한 정보가 노출됟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홍성진 교수(마취통증의학과)는 "오직 의무기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부실하게 작성된 경우가 많다"며 "일정한 규격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여기에 마취의사에 대한 환자의 개념마저 희박하다면 주로 '수술의사' 명의로 개설돼 있는 병·의원에서 전속 혹은 프리랜서 형태로 근무하며 마취하는 마취의사의 존재는 커튼 뒤에 가리워진 존재"라고 말했다.
다만, 일선 개원가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은 "적자는 나는데 병·의원에서 누가 마취과 전문의를 부르냐"고 호소한다. 마취과 의사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마취과 전문의는 4000여명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마취수가에 있다. 마취료가 너무 싸 중소 병의원은 그 돈으로는 마취과 의사를 고용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장에서 문제는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홍 교수는 "마취통증의학회에서 전국적인 현황을 파악하려고 시도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파악조차도 잘 안 돼 있었고 비전문의들의 마취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홍 교수는 "그러나 학회가 강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당장 조사에 착수하기란 녹록치 않다"며 "복지부나 심평원에서 실태조사에 나서야 하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