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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정에서 진단 및 응급수술을 지연해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은 산모 측에 6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동부지법(판사 이지현)은 김 모씨가 서울 A산부인과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병원이 원고 측에 위자료 총 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마취 후 경과 관찰에 소홀했고 응급분만이 필요한 태아곤란증 상태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진단 및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지난 2013년 6월 산모 김 씨는 출산을 앞두고 임신 6주경부터 내원해온 A병원에 입원했다. 산전 검사 당시 산모와 태아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후 양수가 파열되고 자궁문이 6cm 열린 상태에서 의사 이 씨는 산모에게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할 것을 지시한 뒤 퇴근했다.
간호사는 0.5%의 부피바카인과 생리식염수를 섞어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했다. 문제는 2차 무통주사 약물 주입 후였다. 의료진은 산모에 대한 수액 공급 및 혈압 체크, 태아 심박동 상태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았다.
자궁문이 7㎝ 정도 열린 상태에서 태아 심박동 수는 분당 50~58회, ‘태아곤란증’ 소견이 보였다.
의료진은 수액 및 산소를 공급하고 체위 변경을 한 뒤 태아 검사를 시작했으나 태아 심박동수는 분당 68~70회 수준이었다. 간호사는 당직 의사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고, 의사는 초음파를 체크한 뒤 제왕절개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태아 심박동수가 분당 50회 이하인 상태에서 마취가 시행됐고, 결국 태아는 3.015㎏의 남아로 사산된 상태로 분만됐다.
이에 산모는 의료진 과실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병원은 "무통 주사 시술전, 산모의 저혈압 예방을 위한 모든 조치를 했고 태아곤란증 진단 후 20분만에 제왕절개수술을 시작했다”며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병원 의료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무통주사의 경우 저혈압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액 공급 및 혈압 체크를 하고 태아 심박동수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데, 해당 병원 의료진은 2차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하기 전후로 충분한 수액 공급 및 혈압 측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진이 약물 주입 후 30분 동안 태아 심박동의 상태를 관찰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2차 무통주사 약물이 주입된 후 30분 만에 심한 서맥 증상이 관찰된 점들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태아 사인(死因)은 태아곤란증인데 이는 2차 무통주사 이후 유발됐으며 의료진 치료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병원은 산모와 배우자에게 총 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