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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직원 월급을 걱정하던 회사가 이제는 전 세계 DR(Digital Radiography) 시장 1위 수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연평균 30%로 비약적으로 성장해 지난해에는 매출액 21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X-ray 전문기업 디알젬이 주인공이다.
디알젬은 전 세계 80개국의 잇단 러브콜에 응하기 위해 최근 구미로 공장을 신축 이전했다. 연간 진단용촬영장치 3000대와 엑스선제네레이터 1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해외 시장에서 디알젬이라는 브랜드는 ‘신뢰’와 동의어로 통한다. 전체 매출 중 80%는 해외 수출이 차지하고, 이중 30~40%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과 일본 몫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 디알젬 박정병 대표는 바이어가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로 꼽힌다.
데일리메디는 디알젬 박정병 대표[사진]를 만나 해외 바이어의 마음에 디알젬을 각인시킨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시장은 하늘이다" 모토로 고객 요구 발빠르게 대응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DR 시장은 연평균 10% 가량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름이 사양 산업으로 전락함에 따라 병원들이 필름 엑스레이 대신 DR을 도입하고 있다. 초음파 시장이 3%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전도유망한 시장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GPS(GE, Philips, Simens)를 중심으로 DR 보급이 일찌감치 이뤄졌지만 세계 시장의 90%는 아직 무주공산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DR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박정병 대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간, 비용 투자 대비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이 경쟁 우위 확보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품질을 증명하면 이후에는 믿음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는 선진국을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서의 성과는 동남아시아, 남미 등 다른 국가로 확산됐다.
“시장은 하늘”이라는 생각으로 시장 진입 후 6개월 동안 고객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전화를 받은 즉시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엘리트 집단인 의사와 전문가인 딜러에게 제품의 효용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영업 인력을 전면에 배치했다. 박정병 대표 역시 핵물리학 이학박사 출신이다. 1년 중 절반를 해외 바이어 미팅에 할애할 정도로 직접 영업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
박정병 대표는 “철두철미한 지식층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쉽지 않다. 그 사람들 생각을 쫓아가면서 제품의 장점을 속시원히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맨파워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우리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디알젬은 지난 10년 간 전 세계 약 150만대의 제너럴 엑스레이 중 10만대를 보급했다. 올해 생산 예정 물량은 1500~1600대로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순항을 가정하면 작년 대비 35% 증가한 260억원 매출액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내부 분석이다.
"Global No.1 X-ray기업 되는게 최종 목표"
박정병 대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3년 후 물량 공급 면에서 제너럴 래디오그래피 분야 세계 1위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이 원동력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1500대의 안정적인 수량과 기술력 바탕으로 재료비를 절감을 꾀했다. 저가 물량 공세를 펴는 중국 제품에 비해서도 가격이 낮다.
박정병 대표는 “기존 필름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싼 6만 달러짜리 DR을 도입하기가 병원으로서는 부담”이라며 “병원의 초기 투자비용은 낮추되 저급의 제품이 난립하는 DR 시장에서 제대로 된 품질을 좋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3년 동안 디알젬이 설정한 좌표”라고 전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현지화다. 미국, 중국, 남미, 유럽 등 큰 나라별로 현지 공장을 설립해 테이블, 튜브 등 국내에서 수출한 부품을 단순조립 또는 가공해 완제품을 인근 국가로 수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이지 않는 자국 산업 보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다. 중국의 경우 수입품은 등록에 3년이 걸리지만 자국 제조 상품의 경우 기간이 1년으로 단축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도 자국 내에 공장 설립을 전제로 엑스레이 구입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입찰 경쟁에 있어서도 자국 제품에 대한 가격 메리트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것이 박정병 대표의 전망이다.
그는 “이미 시장에서 품질은 임정 받았고 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로컬 시장에 단순 조립해서 판매량을 늘리려 한다”며 “향후 20~30년 동안 100만대 넘는 엑스레이를 DR로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자 등록, 판매망 형성 등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도전해서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국내 기업의 활로를 열어주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