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 후 호흡부전 증상이 나타난 환아에게 기관삽관을 하면서 튜브를 기도가 아닌 식도에 잘못 삽입한 대학병원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재판장 정은영)은 환자 김 모씨가 A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병원 책임을 80%로 제한, ‘병원이 환자 측에 4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출생 후 약 2개월 뒤 황달 증상을 보인 환아 김 군은 초음파 검사 결과 ‘담관낭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담관낭종은 간에서 만들어진 쓸개즙을 수송하는 담도가 비가역적으로 확장되는 증상이다.
환아는 추가 검사와 수술을 받기 위해 A병원에 입원한 뒤 담관공장 문합술 등 치료를 받았다.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흉부 방사선 검사 결과, 폐부종 소견이 관찰됐다.
의료진은 경과 관찰을 한 뒤 환아를 일반병실로 옮기도록 했다. 그런데 이동 직후 환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병원은 환아를 처치실로 옮겨 산소를 공급하면서 앰부배깅을 했고, 기도흡인을 해 가래를 제거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환아의 산소포화도는 측정되지 않았고 심장박동도 들리지 않았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하고, 위관을 삽입해 흡인을 시행했으나 상태는 악화됐다.
의료진은 환아가 제대로 호흡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관이 아닌 식도록 삽관을 했고 이 탓에 기도로 산소가 가지 못하는 상태가 14분 간 지속됐다.
심폐소생술 20분이 지나 환아는 경련을 보였고, 소아과에서는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현재 환아는 퇴원했으며 1급 장애 판정을 받은 상태다.
환아 부모는 병원 과실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환아 측은 “수술 후 환아 상태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은 별 조치를 하지 않아 심 정지 상황에 이르도록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원고 측 주장의 일부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수술 후 경과관찰 및 처치를 소홀히 해 환아가 심 정지 상황에 이르도록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기관삽관 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환아가 폐부종으로 인해 급성호흡부전 상태에 빠졌는데, 의료진이 기관삽관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튜브를 기도가 아닌 식도로 잘못 삽입한 과실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다시 기관삽관이 시행했으나 환아가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고 그 결과 환아가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을 입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