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사판정을 받은 30대 직장인이 숭고한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메르스 불안 속에 장기기증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에게 새 생명의 희망을 줘 훈훈한 감동이 되고 있다.
고(故) 박성민(남·38)씨는 지난 22일 10시경 회사에서 갑자기 쓰려졌다. 급히 근처 병원에 옮겨져 검사한 결과 뇌출혈로 진단돼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23일 00시 30분 뇌사 소견을 보였다.
가족들은 박 씨가 뇌사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비통에 잠겼다. 평소 지병없이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했었기에 더욱 믿기지 않았다.
가족들은 젊은 나이에 뇌사 상태를 앞두고 있는 박 씨의 의미 있는 임종을 준비하고자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기증 수술을 위해 박씨는 23일 10시 45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외과중환자실로 이송됐다.
박 씨는 서울성모병원에서 두 차례에 걸친 뇌사조사와 뇌사판정위원회를 거쳐 뇌사로 진단받았다. 24일 14시 40분 장기이식 수술에 앞서 박 씨의 가족들이 오열하며 고인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눴다.
장기이식팀 김지일 교수(혈관·이식외과)를 비롯한 각지에서 온 장기 수혜 병원 의료진 20여명은 수술을 앞두고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기도를 가졌다.
24일 15시에 시작한 장기적출 수술로 박 씨는 심장, 폐, 간, 두 개의 신장을 서울 및 지방 의료기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총 다섯 명의 환자에게 기증, 새 생명을 선물했다.
고인의 부인 이 씨는 “장기라도 세상에 남겨 어딘가에 내 남편, 내 동생이 살아있다는 안도감이라도 느끼고 싶은 마음에 가족들이 함께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장기적출과 이식 수술을 집도한 김지일 교수는 “뇌사자 이식은 스페인의 경우 인구 100만명 당 35명의 장기기증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100만명 당 8.69명에 불과해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한 장기가 없으면 죽어야 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한 뇌사자 가족의 고귀한 결정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인천사랑병원 장례식장 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