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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위험성 논란을 일으켰던 프탈레이트(Phthalate)가 당초 알려졌던 ‘전면 퇴출’이 아닌 ‘부분 퇴출’로 변경돼 파문이 일고 있다.
안전성을 이유로 사용금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던 정부가 오히려 위험성을 입증하지 못해 금지시킬 수 없다는 모호한 태도 변화를 보인 탓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8월 프탈레이트류 사용 전면 금지를 골자로 하는 ‘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고시했다.
프탈레이트가 인지기능과 같은 발달장애, 불임과 같은 생식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인체에 직접 접촉이 이뤄지는 수액세트 등에 우선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시행되는 오는 7월 1일부터 모든 수액세트에 프탈레이트 성분 사용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개정안 주무부처인 식약처가 갑작스레 프탈레이트 퇴출 범위를 ‘전체’에서 ‘부분’으로 수정했다.
식약처가 지목한 퇴출 대상은 DEHP, DBP, BBP 등 3가지. 이들 물질은 인체 위험성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고 현재 수액세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퇴출이 옳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머지 프탈레이트 물질들에 대해서는 위험성 입증이 부족하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미미한 만큼 퇴출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식약처는 프탈레이트 의료기기에 대한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산‧학‧연‧관 전문가 협의체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전했다.
갑작스런 식약처의 태도 변화에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총 39종에 달하는 프탈레이트 중 3개만 금지시킨다는 것은 정부의 프탈레이트 퇴출 의지를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었다.
협의체에 학계 전문가로 참석했던 한 교수는 “식약처가 새로 제시한 개정안은 당초 보다 대폭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지 대상인 3개 물질은 사용량 만큼 많은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그 이외 물질은 사용량이 적어 연구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험성 근거가 없어 사용금지가 어렵다는 발상에 어이가 없다”며 “나머지 물질 모두 프탈레이트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분한 검토가 이뤄진 만큼 개정안에 전혀 문제가 없고, 예정대로 내달 1일부터 관련법을 시행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 설효찬 과장은 “세계적으로도 프탈레이트 전면금지 조치를 내린 나라는 없다”며 “3개 물질에 대한 퇴출도 상당히 선제적 대처”라고 말했다.
이어 “DEHP, DBP, BBP 등은 위험성 입증이 충분히 이뤄졌지만 나머지 물질들은 근거가 부족하다”며 “반대 측에 연구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3개 물질 외에 다른 프탈레이트를 사용한 수액세트 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결코 그럴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설효찬 과장은 “새로운 물질을 이용해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 부분을 감수하면서까지 프탈레이트를 고집할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사실상 프탈레이트 퇴출과 마찬가지 의미”라며 “이미 시장에 대체 물질이 나와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변화돼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