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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대학병원 교수가 쓴 시론이 동네병원 의사들의 심기를 건드린 모양새다.
메르스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다각도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개원의와 국내 ‘저명한’ 감염내과 전문의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앞서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주요 일간지 칼럼을 통해 감염병 정보에 취약한 동네의원이 이번 메르스 사태에 직면하면서 단순감기로 진단, 병을 키웠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개원의들은 "지금에 와서 같은 의사이자 서울대학병원에 재직 중인 오 교수가 메르스 사태 책임을 동네의원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는 등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의사커뮤니티 등 항의 많아지고 의혁투는 "의협 윤리위 제소 방침"
실제 의사커뮤니티에서는 오 교수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데다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의혁투는 "방역 실패 책임을 마치 동네의원 의사들에게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메르스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감내하고 있는 모든 의사들의 사기를 꺾는 발언"이라고 비판 배경을 밝혔다.
의혁투는 "대한감염학회 역할에도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국가 방역체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할 시점에서 이유야 어떻든 이 발언은 정부의 출구전략에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오 교수 시론을 지목하고 "글의 의도와 달리 개원의들에게 상처를 주기에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회장은 "감기 환자를 계속 진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원 내 단 한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문을 닫아야 한다"며 "그렇다고 의심 환자를 보내면 진료 거부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정부는 진료 거부를 했다는 이유로 수백여 곳의 개원의들에게 행정처분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고 의협은 지금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이어 "그 어느 때보다 의료전문가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며 "감염학회의 진정한 전문가로서 책임에 걸맞는 역할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오 교수는 노환규 전 회장 SNS에 댓글을 이용해 본인의 입장을 해명했다.
당사자 "칼럼 본의와 다르게 전달됐다" 사과
오 교수는 "방역의 최전방이 무너졌다는 것이 마치 '의사 선생님들이 공부를 하지 않아 유행을 막지 못했다'라고 읽혔고 그로 인해 상처 입은 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오 교수는 "하지만 '최전선 방역망'이라는 비유에서 전달하고자 한 본의는 그렇지 않다"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먼저 신종전염병이 계속해서 국내로 유입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한 방역 전선은 ▲국경 방역 ▲일차의료기관 응급실 ▲대형병원 응급실 등이라고 꼽았다.
오 교수는 "지금과 같이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의 수가 한해 수 천만명이 되기 때문에 공항에 열감지 카메라를 놓는 등의 '울타리 방역'은 실효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때문에 결국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신종전염병을 막을 방역 제1선은 일차의료기관이라는 주장이다.
오 교수는 "그러나 우리나라를 보면 질병관리본부가 준비는 하고 있지만 정작 신종전염병에 맞서 싸울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준비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전장에 비유하면 작전본부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정작 적과 맞서 싸울 최전방 병사에 대한 훈련이나 진지구축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오 교수는 "그 같은 대비책 중 하나로 의사들의 평생교육프로그램에 신종전염병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재차 해명했다.
그는 "다만, 이번 사태의 책임소재나 잘잘못을 가리려는 의도로 쓴 글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누가 됐다면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