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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vs 공단 자존심 '싸움'…국가 위상 '흔들'
8월 한국 개최 예정 '세계보건의료 구매기관 네트워크' 국제행사 연기 불가피
[ 2015년 06월 29일 20시 00분 ]

일명 INHPO(인포)로 불리는 국제행사 개최를 두고 벌어진 공공기관의 알력싸움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있어 안타깝다. 오는 8월 예정됐던 행사는 연기되거나 전면적인 내용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식명칭 '세계보건의료 구매기관 네트워크(INHPO)'는 당초 보편적 의료보장(UHC) 달성 필요성과 국가 간 협력을 통한 서비스 제공의 지속가능 방안 마련을 주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이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국제행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후원과 로고 사용 권한을 획득했으며, OECD 등 국제기구를 포함해 세계 보건의료 서비스 관련 단체장 등이 100명가량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월말까지 참석을 확정한 이들만 15명이다.


심평원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의 우수성 및 성과를 세계에 알리고 보편적 의료보장의 추진 및 확산을 위한 국제기구의 중심에 우리나라가 설 수 있는 기회"라고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회가 오히려 국가적 위상에 흠집을 내는 단초가 됐다. '구매자(purchaser)'란 용어로 촉발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과의 해묵은 갈등은 행사 개최 두 달여가 남은 지금까지 이어졌다.


국회와 보건복지부 중재로 공동개최가 거론되며 일단락되는 듯했던 사건은 "심평원의 보험자 흉내내기에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공단과 "기획부터 예산 집행까지 모두 우리가 했다"는 심평원의 자존심 고수로 접점을 찾지 못했다.


공동추진은 사실상 이뤄지지 못했고 심평원의 단독 추진에 공단은 이름만 올려놓는 형국이 됐다. 갈등은 깊어져 공단 노조는 '심평원장 형사고발'까지 거론했다. 결국 메르스 사태 수습에 정신없는 복지부도 사태가 악화되자 다시금 중재에 나섰다.


현재 심평원과 공단은 복지부 중재 하에 2가지 안(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가 실리는 쪽은 11월 이후로 행사를 연기하고 공동준비위원회를 구성, 공동위원장 체제에서 실질적인 공동개최를 하는 안이다. 잡음을 없애고 당초 계획한 행사취지에 맞출 수 있다는 장점에 복지부 또한 여기에 방점을 찍는 모양이다.


그러나 행사를 원점에서 다시 구상해야한다는 점과 공동개최 과정에서 발생할 충돌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논란이 된 '구매자(purchaser)'란 용어와 '구매(purchasing)' 관련 내용을 전면 수정해 심평원 홀로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의 경우 알맹이는 빠질지라도 당초 계획된 일정에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 지적해왔고, 공단 노조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며 "들러리 서기식이 아닌 실질적인 공동개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기하는 안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세부적인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익을 위해 공단과 심평원 모두 사적인 이익과 욕심을 버리고 보편적 의료보장을 위한 국제기구 설립까지 함께 해나가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심평원 관계자도 "우리가 제안해서 복지부를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두가지 방안 모두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준엽기자 oz@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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