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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가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프탈레이트(Pthalate)류를 일부만 퇴출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안전성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이 가운데 또 다른 유해물질 트리클로산(Triclosan)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최근 제기됐다.
민원제보자 A씨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유해물질 트리클로산을 수술용 기구에 사용하는 이유를 묻는 민원이 국민신문고에 접수됐다.
식약처 고시로 화장품류에 사용을 금지한 물질을 외과 수술에 사용해도 환자 건강에 위해하지 않은 지에 대한 의문이 골자다.
식약처는 지난 3월 25일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 예고하고 지난달 26일부터 시행 중이다.
개정고시에 따르면 스킨·로션 등 인체에 직접 흡수되는 화장품에는 트리클로산을 사용할 수 없다. 인체 세정용 제품류와 데오도란트, 페이스파우더, 컨실러 등에만 0.3% 이하로 첨가할 수 있다.
개정고시는 트리클로산에 대한 유해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해외에서도 사용 제한 조치가 나온데 따른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트리클로산이 간 섬유화와 암을 일으킨다는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13년 트리클로산 등의 사용을 제한했다. ‘트리클로산 치약’ 안전성 논란은 지난해 국감의 주요 이슈기도 했다.
제보자 A씨는 “피부에 100% 흡수되지 않는 화장품에도 첨가하지 못하도록 한 발암물질을 인체 흡수성 봉합사에 사용토록 한 식약처의 행위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리클로산은 항균 목적으로 봉합사에 사용된다. 존슨앤존슨메디칼 봉합사 브랜드인 에티콘(Ethicon)과 유나이티드서지컬(United States Surgical) 등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에티콘의 바이크릴 플러스(Vicryl Plus), 모노크릴 플러스(Monocryl Plus), 피디에스 플러스(PDS Plus) 등이 선호되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는 “해당 품목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 사용하고 있다”며 의문을 일축했다.
존슨앤존슨메디칼이 발표한 지난 2013년 영국 외과 학회지(Jurnal of Surgery) 게재 내용에 따르면 트리클로산 코팅 봉합사는 수술 감염 위험을 30%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분 자체 문제 있다면 안 쓰는 게 맞아”
식약처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안전성·유효성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서울병원 외과계열 B교수는 “문합 후 인체에 남아 있는 노트는 1센티 미만이지만 글라이딩하는 과정에서 표면에 농축된 트리클로산이 몸에 묻을 수밖에 없다”며 “케이스에 따라 75센티 실을 몇 십 가닥을 쓸 수 도 있는데 안전을 확신하기는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B교수는 “암 수술하는 의사로서 피부 표면에도 사용을 금한 발암물질을 쓰는 것이 찜찜한 것은 사실이다. 성분 자체에 문제가 있고 또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있다면 환자 안전을 위해 안 쓰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기형아 1만명 출산 비극을 낳은 1960년대 초 ‘살리도마이드 스캔들’처럼 약물과 의료기기 부작용은 수십년이 지나야 입증되는 구조다. 환자 안전을 생각하는 당국이라면 공론화를 통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