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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질환)라는 큰 폭풍이 대한민국을 한바탕 휩쓸었다. 아니 지금도 지나가고 있다.
지난 5월 30일 대한감염학회 김우주 이사장[사진]에게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긴급 호출이 왔다.
급히 세종시 정부청사로 내려간 김 이사장은 메르스 유행 및 방역 실패 원인 등과 관련해서 모든 해법이 평택성모병원에 있으니 역학조사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다.
"초기 역학조사 자료 없어 많이 당황했고 권한 거의 없었다"
김 이사장은 3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하지만 자료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중앙역학조사단이 역학조사를 진행했는데 사실 혼란스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던 지난 6월 8일 청와대로부터 현 사태를 책임지고 총괄하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그는 "일각에선 마치 본인에게 대단한 권한이 있는 것처럼 바라봤지만 감염학회 이사장으로서 처음엔 자문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복지부 즉각대응 T/F 팀장을 맡고 있으며 앞으로 총리 특보역과 함께 기존의 팀장 직무를 병행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달 19일 김 이사장을 범정부 메르스 대응을 위한 총리 특별보좌역으로 위촉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6월 8일 즉각대응팀이 구성되기 전에는 자문 역할만 했다"며 "지침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만들었고 즉각대응팀이 구성된 후 병원 폐쇄 등 실권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일차적으로는 평택성모병원, 또한 삼성서울병원으로 인한 유행 등 수퍼전파 사건을 막아 제3의 사태를 막고자하는데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한 달 보름여가 흐른 시점에서 메르스가 점차 소강상태로 접어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 의료진들의 희생과 봉사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터다.
지금도 의료진 감염이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지 의구심을 가진 의료기관은 여전히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감염병 등 새로운 교과서 집필하는 심정으로 총력 대처"
김 이사장은 "지금도 질병 치료와 감염병에 대해 새로운 교과서를 써내려가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비록 상당한 고통이 따랐지만 재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메르스라는 바이러스에 대해 임상 양상, 전파력, 유행 패턴을 경험하면서, 오늘보다 내일이 더 안전하길 바래왔다"며 "매순간 최선을 다해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 통제 방법인지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돌이켜보면 매 순간이 어려운 결정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이사장은 "외래 폐쇄를 비롯해 국민들이 제대로 자가격리가 되는지 등 '메르스 대란' 앞에서 침착하게 대응하기 위해 의료진들과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라고 힘줘 말했다.
"수백억 연구용역 논란 관련 일부 억측이다. 답답하고 억울"
그러던 중 메르스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가운데서도 일각에선 김우주 이사장의 처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며 순식간에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김 이사장이 정부에서 수 백 억 원대 연구 용역을 수주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쓴소리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2009년 신종플루 사태 이후 정부가 발주한 2010~2016년 신종인플루엔자 사업단장으로 선정돼 690억원의 연구용역을 맡아 사업단을 총괄하면서 백신 및 세포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 사업단장 자격으로 2010년 구성된 '범부처 감염병 대응 연구개발 추진위원회'의 위원을 맡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사실상 방역대책의 '이해관계자'에 가깝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정부의 감염병 위기관리의 파트너이자 이를 막지 못한 감염학계가 초기에 병원 정보 공개를 막아 사태를 확산시켰고 이후에도 실책을 인정하지 않아 일을 키웠다"고 짚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신종플루 당시를 복기해 보면 예산은 내년 10월 진행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연구비 역시 본인이 사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총체적 책임 하에 관리 비용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일각의 억측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복지부도 "현재 수행 중인 용역은 신종인플루엔자 관련 연구로 당시 연구사업단 공모를 거쳐 정당하게 선정됐다"며 정부도 부적절한 논란거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 "국난 앞에 민관이 따로 없이 기여해야 한다고 판단해 감염학계가 총동원돼 있는 상황이고 지금으로선 사태 종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