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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는 금새 촉촉이 젖었다. 몽글몽글 맺히는 그 눈물의 의미를 알기에 동료 의료진도 함께 눈을 훔쳤다. 생사의 경계에 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 맞서 의료인의 소임을 다했을 뿐이었다. 심폐소생술의 격한 움직임에 가빠진 숨을 몰아쉬며 흐르는 땀을, 그것도 딱 한 번 닦았을 뿐이었다. 그 소소한 몸짓 하나가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 후 입원치료를 받아오던 건양대학교 중환자실 신교연 간호사가 최근 퇴원했다.
신교연 간호사는 격리병동에서 갑작스레 심장마비가 발생한 메르스 의심환자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에 참가했다가 감염된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한 주인공이다.
당시는 전국적으로 메르스 공포가 정점에 달했던 상황이었지만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료인의 사명을 막지는 못했다.
신 간호사 역시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한치의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격리병동에 입원한 메르스 의심환자라는 사실은 중요치 않았다.
당시 응급상황에는 의사와 간호사 6명이 함께했다. 환자는 심정지와 순환회복 상태가 반복되면서 1시간 가량의 심폐소생술이 이어졌다.
신교연 간호사는 이 과정에서 무의식 중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환자의 체액에 노출돼 메르스에 감염됐다. 물론 당시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폐소생술을 받던 환자는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신 간호사는 여전히 자신의 감염보다 환자의 사망을 더 안타까워 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발열과 오한 증상이 나타나 감염관리실에 보고한 후 바로 격리에 들어갔고, 검사결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보호장구도 착용했고, 나름 주의를 기울인다고 했는데, 충격이었다. 하지만 메르스가 무섭지는 않았다. 몸이 아픈 것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본인으로 인해 격리돼야 할 많은 환자와 동료들, 또 병원의 피해를 생각하니 죄스러움에 마음이 아팠다.
실제 격리치료 중에도 환자나 의료진의 추가 감염 소식을 접하게 될까봐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다행히 건양대학교병원은 지난 달 26일 격리해제 조치됐고, 현재 정상 운영 중이다. 의료진 대부분도 자가격리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했다.
병원 정상화 소식에 힘을 얻었고, 몸 상태도 빠른 속도로 호전됐다. 두 차례의 검사결과 완치 판정을 받고 지난 4일 퇴원했다.
그에게 이번 일은 의료인으로의 사명과 자부심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였다. 수 백통의 편지와 선후배 간호사들의 눈물의 기도는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그리고 다짐했다. 어떠한 상황이든, 어떠한 시련이 있든 의료현장을 떠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그게 의료인의 사명이고, 숙명이라고.
<위 내용은 7일 건양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신교연 간호사의 퇴원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작성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