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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계가 남북 통일 및 저출산, 고령화에 적절히 대비하지 않을 경우 1970년대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가까운 시일 내 남북 통일이 현실화될 경우 손 쓸 겨를 없이 ‘의료 대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전망도 곁들여졌다.
16일 대한병원협회 미래의료산업협의회는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병원의료산업 희망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사진]이 ‘저출산, 고령화 사회 도래에 따른 의료산업화와 첨단의료복합단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뿐만 아니라 통일을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의료계에서는 아픈 환자의 건강과 생명은 돈벌이 대상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선경 이사장은 의료 목적을 ‘건강하게’(삶의 질), ‘오래살기’(삶의 양) 2가지 관점으로 구분했다.
정부도 건강 100세라는 국정운영 방침을 내세우고, 국민 삶의 질 제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과대학 목표 설정, 의료기관 운영 방침 등에 이 같은 목표가 반영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선경 이사장은 “기대수명은 건강수명과 고통수명을 포함한다”며 “앞으로는 얼마만큼 고통수명을 줄인 상태에서 기대수명을 늘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전 세계 주요 선진국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통일’이라는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에 미래 전망이 더욱 불투명한 상황이다.
선경 이사장은 “우리나라 의료계에 있어 핵폭풍 중 하나는 바로 남북 통일”이라며 “통일은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2400만명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남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영양실조 및 기생충, 감염병 질환 등을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앓고 있다.
만약 통일이 됐을 때 4800만명 남한 주민들이 이와 같은 질병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이는 곧 우리나라 의료계가 60~70년대 상황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음을 뜻한다.
선경 이사장은 “더 큰 문제는 비용이다. 북한 주민들이 의료비를 지출할 경제적 여력이 없다”며 “남한도 무상 진료가 안 되고 있는 판국에 북한 주민 의료비 부담을 어떻게 하겠는가. 평양 주요 병원들의 실태는 거의 외양간으로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분석했다.
“원격의료로 통일 등 미래 난제 해결? 어불성설”
일부 IT업계에서는 원격의료가 3조원에 해당하는 부가가치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료계 간 의견 조율 실패로 도입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경 이사장은 이와 같은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통일로 인해 예상되는 의료계 혼란을 원격의료로 보완하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그는 “의료서비스에 IT가 대체제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과연 3조원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인가. 결코 아니다. 기존 의료서비스 가치가 IT 분야로 둔갑할 뿐”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에서도 원격의료가 새로운 수익 창출한다는 시각에는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경 이사장은 “물론 돈을 버는 회사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의료비 절감’이라는 목적이 담겨 있는 원격의료가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는 것처럼 포장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는 실질적인 의료산업화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날 선경 이사장은 오송첨복재단 운영 목표를 일정 부분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경 이사장은 “우리는 연구개발기관이 아니라 연구개발지원기관”이라며 “따라서 10년 이내 글로벌 신약 1개, 글로벌 의료기기 2개 개발완료 등은 설립 목적과 맞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 첨단의료제품 개발에 필요한 글로벌 수준의 종합적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운영 목표를 수정하겠다. 우수한 인재 등을 바탕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 의료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