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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감염병 유행, 민관합동 체계 구축해 선제적 대응해야"
올해 상반기 의료계 대혼란을 야기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사실상 완전 종식을 맞게 됐다. 국내 첫 투석실 메르스 감염환자가 발생한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이에 앞선 지난 13일 정상화됐다. 당초 추가 감염자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강동경희대병원은 무사히 위기를 극복했다. 외부에서도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직접 병원을 방문해 ‘완전폐쇄’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메르스 확산을 적극 저지한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번 강동경희대병원 메르스 차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감염내과 손준성 과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Q. 메르스 관련 강동경희대병원 대응 상황을 짚어보면
감염환자가 발생한 병원 뿐 아니라 메르스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모든 병원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도 의심환자가 내원하기 시작한 5월 중순 이후부터 메르스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감염관리실을 확대 개편해 메르스 비상대책 본부를 운영했다. 내원하는 모든 환자들의 체온측정과 증상유무 선별과정을 통해 메르스 의심환자를 일반환자와 분리해 진료했다.
의심환자 입원 시에는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1인 음압격리실로 격리조치했다. 확진환자가 발생한 경우 노출자 파악을 기존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3단계에 걸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간접노출에 의한 2차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했다. 또한 최대잠복기 14일에 대한 논란을 감안해 내부적으로는 격리된 직원 및 환자 격리해제 시점을 노출 정도에 따라 조정했다. 밀접접촉 노출자나 유증상자의 경우 6~7일 더 격리기간을 연장했다.
격리병동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격리 후 복귀하는 직원의 경우 무증상 PCR검사를 전수 실시해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도모했다. 이로 인해 무증상 환자를 국내에서 최초로 진단해 격리할 수 있었다. 혹시 격리되지 않고 숨어있는 환자에 의한 2차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원내 모든 환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기진단 감시망을 운영했다. 모든 발열자와 유증상자에 대한 조사와 의무기록 확인을 통해 8000여건의 감시확인을 실시했다. 만약 의심이 되는 경우 선제적인 격리와 확진검사 과정을 거쳐 감염 여부를 확인했다.
이와 더불어 환자에 의해 노출된 구역 외 전 부서에 대한 환경소독을 7차에 걸쳐 시행함으로 메르스 바이러스에 의한 오염을 방지했다. 그 결과,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한 4차례 환경배양검사에서 모든 구역 바이러스 검사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인해 강동경희대병원에서는 확진 환자 내원 후 2차 감염된 환자가 모두 격리·관리된 상태에서만 발생했다. 2차 감염으로 퍼져나간 환자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모든 직원이 하나가 되어 매일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진료하고, 환경소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땀에 젖은 모습은 귀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Q. 투석실 환자는 메르스 감염 위험이 일반인보다 훨씬 더 높은데
투석환자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서 노출 후 감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또한 투석환자의 특성상 자택격리 중이라도 투석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계속 올 수 밖에 없다. 투석실에 모여 투석을 하다 보면 또다시 2차 감염환자에 의해 노출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강동경희대병원은 면역저하자인 투석환자의 감염여부를 집중 관찰하고, 증상 발생 시 조기치료를 위해 노출된 모든 투석환자들을 전원 입원해 관찰하도록 결정했다.
또한 투석실 내 메르스 반복 노출을 피하기 위해 입원한 모든 환자들이 1인 격리 투석 또는 투석실 내 강화된 규정에 의한 격리 투석을 실시해 재노출에 의한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투석환자들이 면역저하자임을 감안해 격리기간도 자체적으로 최대잠복기인 2주보다 1주 더 연장하여 총 3주간 입원 격리투석을 실시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투석환자 진료를 위해 전면 폐쇄하고 모든 의료자원을 투석환자 진료에 집중하였기에 많은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치로 노출 격리된 투석환자 중 2차 환자는 1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재감염 사례도 나오지 않았다.
Q. 향후 의료계와 정부 간 협조 체계에 있어 보완해야 할 점은
이번 메르스 유행 초기 정부대응이 아쉬웠던 점은 있으나 이후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민관합동팀을 구성하여 메르스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본다. 향후 메르스와 같은 신종감염병 유행은 계속 반복될 것이므로 이번 경험을 잘 활용해 대응해야 한다. 국가적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정부의 인적, 구조적 투자, 그리고 공공의료체계의 확대가 필요하지만 단시간 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역량만으로 조기에 대응체계를 갖추기 어렵다면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민관이 함께 상시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현재로서는 유일한 선택이기도 하다. 정부가 컨트롤타워가 돼 정책결정과 관련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민간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이 자문과 실행을 함께 분담하는 시스템이 상시적으로 갖춰지면 향후 신종감염병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 내 이해관계에 의한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도 각 분야의 이해에 따라 비전문가에 의한 정치적 결정이 배제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Q. 메르스와 사투를 벌인 강동경희대병원에 주민들은 물론 언론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번 메르스 유행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보여준 응원과 격려는 저희 의료진에게 큰 힘이 됐다. 60여개나 되는 격려현수막을 병원 입구에 걸어줬고, 각종 구호품과 음식, 격려편지들을 끊임없이 보내주었다. 직원들의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에 큰 용기가 됐고, 진심으로 이번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앞으로 보내준 성원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주민 여러분들에게 최고의 진료와 노력으로 신뢰받는 의료기관이 되도록 보답하겠다.
Q. 메스르 극복에 있어 강동경희대병원의 어떤 역량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가
강동경희대병원은 내년 개원 10주년을 맞는 비교적 젊은 병원이다. 개원 이후 여러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왔고, 그 과정에서 전 직원이 하나되는 경험을 여러 차례 나누었다. 이번 메르스 상황에서도 병원 직원들은 오래된 기관에서 흔히 보이는 타성적인 일처리가 아닌 병원장 이하 모든 직원들이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스스로 행동했다.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의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으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새벽까지 고생하며 메르스 방역에 힘써 주신 직원 여러분, 그리고 메르스 유행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 전체 의료계 여러분에게도 메르스 방역을 책임진 한 사람으로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