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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논쟁거리의 중의 하나가 있다. 현재 종이로 발급되는 건강보험증의 현행유지와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 등)에 대한 찬반논란이 그것이다.
오랜 논쟁의 주요쟁점은 개인정보 유출이다. 현재 사용중인 종이 건강보험증에는 이름과 가족정보, 주민번호 앞자리, 회사명칭만 기록돼 있으나 IC카드는 환자 진료기록, 처방전 등을 담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제1금융, 신용카드사, 교육행정정보시스템(네이스)의 개인정보 유출을 봐왔기에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사안이다.
분만, 정신질환, 비뇨기과 진료 등 알리고 싶지 않은 개인의 의료정보는 통장잔고 유출이상의 지극히 내밀스런 부분이기에 충분히 조심해야 되고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이미 IC카드 유용성은 입증됐다.
IC카드 접속만으로 환자의 내원 전 병원 방문 이력을 바로 확인 할 수 있는 일을 방문 환자의 문진을 하는 의사에게 수사관 이상의 능력으로 과거 행적을 캐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고 통하지도 않는다. 시스템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디지털 노마드 시대, 직장을 옮기는 것이 보편화되고 일상다반사인 시대다. 그에 따른 건강보험 자격변동은 2014년 기준 5500만건으로 종이 건강보험증의 발급비용만 한해 57억이 소요되었다. 이 돈은 송파 세모녀 11만5000가구의 한달치 보험료이다.
건강보험증의 대여, 도용은 어떠한가? 2014년 한해 적발된 건수와 금액만 45천건, 13억원이었다. 증 대여, 도용의 70% 이상이 친인척, 지인간에 은밀히 이루어지고 국내체류 외국인과 재외국민 중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94만명(2012년 기준)은 도용해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죽하면 중국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에 먼저 나와있는 지인을 통한 건강보험증 대여, 도용이 공공연한 비밀로 되어 있겠는가. 그렇다면 발각되지 않는 돈은 대체 얼마란 말인가. 대략 3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나가는 돈은 다 선량한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요인이다.
IC카드 도입은 또한 종이건강보험증 발급비용 감소와 도용방지 외에도 환자의 MRI(자기공명영상), PET(양전자단층촬영), CT(컴퓨터 단층촬영) 등 진료 중복촬영을 막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한 달 안에 같은 질환으로 중복촬영한 환자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2만9000명, 이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낭비는 190억원 가까이 낭비됐다. 같은 검사를 2~3차례 받는 것은 환자에게나 공단에게나 엄청난 경제적 손실임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병원 바로 밑의 약국에 가져가는 처방전, 회사나 보험회사에 제출하는 진료증명서, 진단서에 사용하는 종이는 어떤가. 독일만해도 이와 같은 용도로 사용되는 종이가 한 해 2억5000만장이라고 하니 그 불편함은 둘째치고 미래 세대의 자원을 현 세대가 낭비하고 훼손하는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은 오죽한가.
한국은 미국에 비해 제도기관, 특히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신뢰는 크게 낮다고 한다. 반면 한림대학교 이재혁 교수에 따르면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79.3%)는 학계(80.4%) 다음으로 높다.
시민단체의 순기능은 말할 것도 없이 필요하나 그들이 주장하는 모든 것이 진리이고 절대선은 아니다. 관점의 차이, 논란의 소지는 있겠으나 2004년 칠레와의 FTA 체결시 주장한 농어민 고사, 광우병 논란에 대한 극심한 사회불안 등 잘못 예측한 부분도 있다.
민감한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와 그에 대한 예방은 이중 삼중의 논의와 방지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먼저 시행하고 있는 독일과 대만은 높은 등급의 보안유지 법안 마련과 환자, 의료기관, 의사가 동시에 접속해야만 가능한 삼중 보안시스템 운영으로 편리함과 경제성을 최대한 뽑아내고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맛을 포기할 순 없잖은가. 이미 IT관련분야에선 세계최고라는 나라에서 전자보험증이 IC카드이든, 모바일을 활용한 유심칩이든 앱이든 이제는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정보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의료기록의 주체가 되도록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이제는 상호 신뢰하는 마음으로 종지부를 찍을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