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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부러워한다는 대한민국 건강보험체계가 오히려 이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이 지나치게 건강보험에 함몰돼 있어 정작 국가가 이행해야 할 ‘보건’에 대한 접근과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단국대학교 인문사회의학교실 박형욱 교수는 22일 오후 2시 열리는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의 정책 포럼에서 이 같은 소신을 피력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주최로 마련된 이번 포럼의 주제 발표자이기도 한 박 교수는 ‘보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복수차관제 접근을 시도한다.
박형욱 교수는 발제문에서 “메르스 사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와 보건행정조직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그 원인은 지나친 건강보험 위주의 정책에 있다”고 일침했다.
방역과 같은 보건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적‧물적‧법적 요소를 확보하고 신종 감염병 대응 역량을 키웠어야 하지만 정부는 보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해 왔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그 근거로 보건복지부의 예산 편성을 제시했다.
2015년 복지부 예산 51조9000억원 중 80%인 41조9000억원이 복지 예산이며 보건예산 9조9000억원 중 건강보험 예산이 7조7000억원이라는 사실이 이러한 점을 방증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순수 보건의료 예산이 2조2000억원으로, 전체 보건복지 예산의 4%에 불과한 상황은 정부가 지금까지 건강보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옥죄어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전략은 복지부 예산을 좌우하는 기획재정부에도 유사한 시각으로 접근토록 했다는게 그의 견해다.
보건에 대해 일반예산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건강보험 재정만으로 운영하는 작금의 전략은 기재부 입장에서 매우 효율적인 운용 방안으로 받아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보건의료 분야 예산 배정은 낭비고 건보로 때우라는 정부 시각 바뀌어야"
즉 보건에 예산을 배정하는 것은 낭비이며, 보건의료 대부분은 건강보험 재정으로 알아서 처리하라는 입장을 만들어 준 셈이다.
박형욱 교수는 “보건에 대한 책임을 민간의료기관에 전가하는게 얼핏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속으로 곪고 썩어가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하루 500원에 불과한 감염관리료로 얼마나 제대로 된 감염관리를 할 수 있겠냐. 메르스 한 번의 충격으로 상급종합병원들이 휘청거릴 정도로 의료기관의 체질은 허약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건부 독립 혹은 보건차관 신설 등 보건행정조직에 대한 개편작업은 보건에 대한 국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단 복수차관제 도입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할 만한 사안”이라며 긍정적 견해를 내놨지만 제역할 수행을 위한 기반 마련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형욱 교수는 “국가 보건에 대한 책임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예산, 조직, 권한 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보건을 담당하는 차관이 제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