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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 '공감' - 복지부 복수차관 - 각론 '이견'
이명수 의원·전문기자協 정책포럼서 도입 필요성 놓고 '갑론을박'
[ 2015년 07월 22일 20시 00분 ]

공감대는 충분했다. 적어도 ‘변화’라는 총론에 있어서는 그랬다. 하지만 ‘방법’이라는 각론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호된 홍역을 계기로 부상한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각계는 이 사회적 화두에 각기 다른 시각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찬반이 대립했고, 비판적 수용론부터 조건부 허용론까지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이명수 의원(새누리당)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왜 필요한가’ 정책 포럼은 그야말로 열띤 공론화의 장이었다.

 

 

복지부 홀대 결과로 국격(國格) 추락 초래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당위성 논거로 행정부 내 형평성을 제시했다. 복지부가 타부처 대비 지나치게 홀대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현재 복수차관을 운영 중인 부처 대비 예산 규모와 업무 비중이 훨씬 큰 복지부가 단일차관인 것은 부처 균형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정형선 교수는 “복지 담당 부처를 이렇게 소홀히 취급하는 것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복지부의 규모와 예산, 업무를 감안할 때 어느 부처보다 복수차관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이어 “균형적 국가 발전의 핵심인 경제와 복지 중 한 축을 담당하는 복지부를 단일차관으로 취급하는 것은 우리나라 복지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형선 교수는 향후 복지부 내 보건담당 차관이 신설되더라도 ‘의사 당연직’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는 경계했다.

 

보건의 전문성에는 의료지식이나 의료기술에 대한 전문성만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전문 분야가 있음에도 마치 의사만이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의사, 한의사, 약사, 간호사 등이 서로 갈등을 보여왔던 점을 감안할 때 보건 분야 전체의 총책이 될 자리에 단일 직역 대표가 임명되는 것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보건 외면 복지 치우친 한국의료

 

대한의사협회 강청희 상근부회장은 지나치게 복지에 치우친 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복지’라는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인해 ‘의료’가 등한시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 업무가 여러 부처에 혼재됨에 따라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처리하기 어렵고, 종합적인 조정 기능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비전문가에 의한 정책결정이 다분하다는 얘기다.

 

실제 역대 복지부장관과 복지부 내 인력 배치를 보더라도 보건과 의료의 비대칭성은 확연하다.

 

지난 25년 간 복지부를 거쳐간 장관 27명 중 의사는 2명에 불과했다. 정치인인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관료 6명, 학자 3명 순이었다. 간호사 출신도 2명 있었다.

 

강청희 부회장은 “2005년 이후 보건의료 분야 장관 출신은 전무하다보니 보건의료 관심도가 저하되고 있다”며 “40%에 달했던 보건 분야 인력도 30%로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보건의료 분야 27개 과장 중 4개 자리만 의사가 맡고 있다. 국장급도 마찬가지다. 보건의료정책관도 97년 이후 의사가 앉은 적이 없다. 질병정책과장도 의사 출신 찾기가 힘들다.

 

강청희 부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 보건의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복수차관’ 보다 ‘보건부 독립’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기회에 약무정책관 부활

 

대한약사회 최두주 경영개선본부장은 복수차관제 도입 필요성에 전적인 공감대를 표함과 동시에 ‘전문성 제고’를 계기로 약무정책관 부활을 주장했다.

 

복수차관을 도입할 경우 보건 분야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보건의료정책관 및 한의약정책관과 함께 약사와 제약산업을 총괄하는 약무정책관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두주 본부장은 “복수차관제는 보건과 복지의 유기적 연계성을 기본으로 확보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정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메르스 사태는 복수차관제 도입 필요성을 새롭게 각인시켰다”며 “정책의 전문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복수차관제 도입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와 한의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한시 되고 있는 약업계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의료계와 약업계 모두 균형적으로 육성, 발전할 수 있도록 약무정책관을 신설해야 한다”며 “복수차관제를 계기로 복지부 조직과 인력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성 강화 아닌 공급자 이익 대변 위한 제도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정숙 집행위원은 복수차관제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전문성 강화’라는 논거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공급자의 이익 대변을 위한 의도라는 시각을 견지했다.

 

김정숙 집행위원은 “복수차관을 비롯한 복지부 조직개편은 전문성 강화의 억지스러운 주장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조직이 아닌 시스템과 체계”라고 말했다.

 

이어 “복수차관제는 조직 방만의 위험성이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역학조사관 등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력 충원은 공감하지만 별도 조직 구성 문제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그는 복수차관제 도입 논의 방향이 의료 공급자들의 다분한 의도가 내포돼 있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김 집행위원은 “공급자 중심 체제 개편 실현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메르스 후속 대책의 초점은 조직 확대가 아니라 방역체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 제3, 제4차관 있으면 뭐하나 '무용론'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정창화 교수는 복수차관 무용론을 제기했다. 단편적인 접근과 도입은 오히려 해(害)가 될 수 있다는 견해다.

 

때문에 복수차관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그 필요성과 효율적 운영방안 등 기초적인 프레임이 확실히 세워진 상태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창화 교수는 “작금의 시점에서 복수차관은 근사하고 멋있어 보일 수 있지만 그 동안 정부 운영을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이런 식이면 제3, 4차관제도 안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의료계 입장에서는 다분히 목소리를 대변하는 차관이 생긴다고 환영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단편적 접근으로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조가 아닌 프로세스 변경을 전제로 보건복지부의 복수차관 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3000명의 보건복지부 직원 중 의사는 110여명으로, 전문직능 비율로는 적지 않다며 이를 토대로 업무를 분장하는 것은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 교수는 “중요한 부분은 기능 구조 분석과 분립이 선행돼야 한다”며 “복수차관제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천착의 시발점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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