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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중후근) 피해 의료기관 보상액이 2500억원으로 확정됐다. 당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제안한 5000억원에서 반토막 났지만 급박했던 지난 과정을 감안하면 결코 실망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실제 메르스 사태 초기 보건복지부가 편성한 보상액은 400억원에 불과했다. 메르스와의 사투에 집중하던 병원들은 동요했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도 발끈했다. 일선 병원들의 고통과 희생이 홀대 받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었다. 협회가 나서야 했다. 병원에 대한 단순 보상 차원이 아닌 향후 감염병 대응체계 확립을 위해서라도 맞서야 했다.
박상근 회장은 우선 국회의 문을 두드렸다. 추경예산 시점인 만큼 국회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게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실제 지난 달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 위원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메르스 피해 보상 재원 확보를 위해 뛰었다.
박 회장은 국회의원들에게 메르스로 인한 일선 병원계의 고충을 전달하고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병원들에 대한 재정 지원은 단순히 병원경영에 대한 읍소가 아닌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설득했다.
국회 역시 박상근 회장의 진정성에 공감을 표했다. 일부 의원은 정부의 인색한 보상책을 강하게 질타하며 여의치 않다면 추경예산을 통해서라도 재원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국민정서에도 호소했다.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노고가 절하되는 답답한 상황을 알리려 노력했다. 여론도 호의적이었다.
박상근 회장은 “정부가 내놓은 보상책에 일선 병원들의 가슴이 멍들고 있다. 병원계의 절박한 상황을 헤아려 병원들이 무너지는 최악의 사태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 보상 재원 마련을 위한 박상근 회장 행보의 백미는 손실액 추계였다.
‘의료기관 피해 보상’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이 됐지만 국회나 정부가 무엇을 기준으로 얼마나 보상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빠른 통계를 내놨다.
대한병원협회는 이달 초 메르스 치료 및 피해 병원 85곳의 직접 손실액이 5057억원에 달한다는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통계 역시 △메르스 발생 전 △진료기피 현상이 시작된 기간 △의료기관명 공개로 인해 진료환자가 급감한 기간 등으로 나눠 상세하게 접근했다. 세세한 손실 항목도 제시됐다.
이 자료가 발표된 후 의료기관 피해 보상 재원 마련은 급물살을 탔다. 보다 명확해진 명분을 통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병협이 제시한 5000억원의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이 액수의 절반인 2500억원을 최종 의결시켜 아쉬움을 남겼지만 400억원에서 시작된 보상 규모가 8배 넘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박상근 회장도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최재천 정책위원장, 안민석 예결위원회 간사 등과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며 묵묵히 환자치료에 매진한 의료진의 노고에는 못 미치는 예산이지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박상근 회장은 “당초 복지부 예산안보다 크게 증액된 재원을 마련해 줘서 감사하다”며 “메르스 종식 선언 시점까지 국민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