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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졌지만 대법원서 이긴 결장 천공환자
대법원 "H병원 의료진 주의의무 위반 과실" 원심 파기환송
[ 2015년 07월 26일 20시 00분 ]

결장 천공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환자가 사망한 데 대해 의료진 과실이 없다는 1심과 2심 판단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유족이 서울 H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환자가 극심한 복통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데도 불구하고 H병원 의료진이 경과관찰 등 의료조치를 소홀히하고, 검사를 지연시켜 신속히 수술 등 조치를 받지 못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2년 6월 유 씨는 H병원에 내원해 의사 배 모씨로부터 위,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은뒤 위장과 대장에서 염증과 치질, 게실이 발견됐다.

 

유 씨는 약물처방을 받은 뒤 일주일 동안 경과를 관찰하기로 했는데, 이틀 뒤 갑자기 점심식사 후 심한 복통 및 구토 증상을 호소해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유 씨가 입원 1시간 전 식사를 한 탓에 복부초음파와 CT검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혈관조영제를 사용하는 복부 CT의 경우, 통상적으로 검사 시작 6시간 전부터 금식이 요구되고 있다.

 

의료진은 유 씨가 심한 복통을 호소하자 트리마돌과 페치딘 등 진통제와 진정제를 투여했다.

 

그러나 유 씨의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유씨가 새벽 3시 경 복부 통증과 고열을 호소하며 초음파 검사를 언제 하느냐고 묻자 간호사는 "오전 중 검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의사는 전화를 통해 "진통제를 투여하라"고 처방했다.

 

오전이 되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보호자는 조치를 취해달라며 항의했고, 주치의는 초음파 검사를 보류하고 곧바로 CT검사를 했다. 그 결과 복막염이 의심됐다. 왼쪽 골반강 부위 복강 내에서 많은 양의 장 내용물이 발견됐다.

 

이후 유 씨의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떨어지자, 의료진은 응급수술을 시행했고 수술 결과 상당한 양의 농양과 2cm의 S자 결장 천공이 발견됐으며 장벽의 부종 상태가 관찰됐다.

 

수술 후 유씨는 패혈증, 췌장염, 협심증, 폐렴 등이 지속돼 치료를 받다가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입원 당시 대장 천공 및 복막염이 발생했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H병원 당직의 등 의사는 환자 상태를 직접 확인해 압통, 반발통, 복부 강직 여부 등 이학적 검사를 하고, CT 검사 등 추가 응급 검사와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직의 등 의사가 직접 진찰을 하지 않아 보호자가 항의했던 것으로 보이고, 의사가 이학적 검사를 실시했는지 여부와 그 결과에 대한 소견을 기록한 자료를 기록상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입원 당일 야간과 새벽에 극심한 통증을 계속 소호하는 환자에 대해 의사가 이학적 검사 등을 통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진찰, 진단하지 않은 채 진통제만 처방한 점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CT 검사와 수술로 확인된 천공의 길이, 복강 내에 퍼진 장 내용물의 양과 농양 및 염증 등을 살펴볼 때, 입원 당일 야간 혹은 다음날 새벽에 의사가 망인을 직접 진찰해 이학적 검사를 실시했다면 조기에 천공을 발견했을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심판단에는 의료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기 위해 원심 법원에 환송키로 한다”고 밝혔다.

허지윤기자 jjy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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