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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에 대한 논의가 국회 차원에서도 이뤄지고 있지만 공전이 거듭되자 의료계 내 표정도 어두운 기색이 역력하다.
큰 틀에서 국가 감염병에 대한 체계적 통제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병원 설립의 필요성에는 상당 수가 공감하면서도 현실화될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대한감염학회 김홍빈 정책이사(분당서울대병원)[사진]는 30일 개최된 'Post MERS 대책 마련을 위한 의협·의학회 토론회에서 "연구와 진료를 병행할 수 있는 국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곳곳에서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지만 평상시에는 일반진료를 하다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는 그 기능을 전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다학제 진료를 실시하고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 감염관리도 더 이상 늦어지기 전에 발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이사는 "보건복지부 내 의료관련감염 전담부서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각 의료기관에 감염관리실과 이를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은 필수"라고 제언했다.
적정한 수준의 인력 규정을 신설해 이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감염관리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적정 감염관리 수행 의료기관 대상 기금 지원 등 모색돼야"
김 이사는 "적정 인력과 조직, 구체적인 감염관리 활동을 성실히 수행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기금을 지원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메르스 사태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의료전달체계 문제, 그리고 입원환자와 관련해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서지영 교수는 "현 의료시스템에서는 신종 호흡기 감염병 중환자를 관리하는 자체에 여러 문제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가용한 의료자원을 파악하게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게 서 교수의 지적이다. 이번 사태에서도 환자 발생 당시 상태에 따라 조율을 했어야 하지만 실패했다.
실례로 "국가 지정 병상들을 보유하고 있는 병원들의 중환자 치료 능력의 편차가 큰 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 없이 환자들을 배분해 혼란스러운 경우도 있었다"고 서 교수는 토로했다.
서 교수는 "더욱이 중환자를 이송하는 절차 및 원칙이 없어 이송 도중 의료인력이 감염되기도 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환자들을 위험에 노출을 시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국가지정 병원들이 중환자를 볼 수 있는 능력에서 벗어날 정도로 환자가 많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책이 미비했다는 주장이다.
다행히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좋은 예가 사우디에 있다"고 소개했다.
사우디는 감염내과 의사와 중환자 전문의로 구성된 MERS-CoV 팀이 구성돼 어떤 병원이라도 24시간 의심 되는 환자가 생기면 전화를 걸 수 있게 돼 있다.
MERS-지정 병원으로 전원을 할 지를 MERS-CoV 팀이 결정한다. MERS-CoV 팀은 환자를 보내는 병원과 환자를 받을 국가지정병원 사이에서 정보를 교환해 환자 이송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에 서 교수는 "우리도 중증환자 발생시 경험이 많은 전문의들로 편제된 '핫라인'을 만들어 운영, 기존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릴지 국가지정병원으로 전원을 할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서 교수는 "중증환자를 치료하고 에크모에 능숙한 센터들을 지정 혹은 육성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중환자 치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의료인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치료 결과 역시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