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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실패 '건강정보보호법' 이번엔 제정되나
약정원 사태 계기, 입법 기대감 상승…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선봉
[ 2015년 08월 10일 20시 00분 ]

약학정보원(이하 약정원) 의료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제도적 보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약국 청구프로그램 PM2000에 대한 퇴출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제도적 정비가 없다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요양급여 청구프로그램 개발사인 지누스도 전국 7500개 병원에서 7억여건의 환자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이 중 4억 여건을 IMS헬스코리아에 3억3000만원을 받고 판 것으로 밝혀졌다.


SK텔레콤은 환자 동의없이 환자 1509만명, 총 7802만건의 처방전 내역을 약국에 전송하고, 건당 50원씩 받아 전자차트 프로그램 제작사들과 나누다 적발됐다.


환자 의료정보를 지키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현행법은 한계


의료정보는 개인의 진료기록과 같은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어 보호가 매우 중요하지만 현행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게 중론이다.


현행 의료법은 과거 진료기록을 종이에 작성할 때 만들어져 정보화 수준을 반영한 정보보호 규정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전자의무기록 규정이 있으나, 구체적인 관리, 보관, 열람, 유출, 침해 등 안전관리 규정은 허술하다.


의료기관 내부 정보화를 위한 EMR(전자의무기록), OCS(처방전달시스템) 등 정보시스템 구축이 빠르게 증가하며 의료 정보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했지만, 이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는 제자리걸음이었다.


물론 의료법 미규정 사항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된다. 하지만 의료정보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아 해석상 논란이 존재해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건강정보의 제공‧열람, 정정‧삭제, 보관‧파기‧이관 등은 부처 간 협의로 법률을 해석 중이다.



의료기관 정보보호를 지원·감독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소규모 의료기관의 경우 단독으로 개인정보 암호화 등의 보호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보 유출 등 위험에 노출돼 있어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건강정보보호법' 역사


의료정보 보호 관련 법안은 지난 17대 국회부터 꾸준히 제출됐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일명 ‘건강정보보호법’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6년이었다.


정부가 건강정보보호 법안 입법예고를 실시했고, 관계부처와 대한의사협회 등 관련단체의 반대로 실제 법안은 여당이었던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정보보호 강화와 정보화 기반구축을 병행규정, 관리기관으로 진흥원 설립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행정자치부(당시 안행부), 법무부, 법제처 등 관계부처는 별도 법률 제정 필요성이 낮고,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이후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대의견을 내놨다.


또한 의협 등은 전산화로 인한 소득노출 등 투명화, 진흥원을 통한 통제·규제 강화를, 시민단체는 사생활 침해를 우려했다. 관련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동력을 잃은 것이다.


그 후에도 상황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17대 국회에서도 윤호중 의원,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관련 법안을 제출했지만 법안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들은 정보화 기반 구축을 포함, 진흥원은 논의 대안(위탁 또는 설립)을 마련, 이외 열람 등 세부사항을 미세조정한다는 합의안까지도 만든 상태였다.


18대 국회에서도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백원우·전현희 의원이 기존 법률안을 일부 수정해 다시 국회에 제출했지만, 진흥원 설립 부담과 관계부처·단체 반대 등의 여전한 반대로 좌초됐다.


현재 19대 국회에서 관련법을 발의한 의원은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이다. 수집·이용, 열람 등 보호절차만 규정하고 정보화 기반마련은 규정하지 않았다.


건강정보보호법은 지난해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상정한 투자활성화대책 중 진료정보교류 및 정보보호를 위한 법률제정 추진계획 보고를 통해 다시 주목받았다.


정보보관방법, 의료기관간 정보교류 절차, 환자 동의 절차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보안체계 구축, 개인 의료정보의 제3자 유용 금지 등 프라이버시 보호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이는 대학교수, 의사, 변호사, 보안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논의기구가 법률안 초안 마련을 위해 논의 중이다.


그러던 중 약정원 의료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고, 복지부는 외주 전산업체 '등록제'와 환자 개인정보 불법수집·유출한 업체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도입을 담기로 했다.


이들 내용이 환자 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건강정보보호법'에 담길지, 현행법 체계에 녹일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건강정보보호법의 산파 역할을 자처한 상태다.


그는 최근 국회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의료정보 활용이 위축되지 않으면서 충분히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국회에서 가능한 빨리 논의할 수 있도록 여야 간사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정혜기자 mjh_nu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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