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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 발생 이후 보건복지부가 후속 조치로 의료기관 개인정보 관리 실태를 일제히 점검하기로 하자 의료계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약학정보원 등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화살’이 의료계로 돌아온 데 대한 거부감이 역력하다.
지난달 23일 정부 합동수사단은 의료정보업체와 다국적 의료통계업체, 통신사 등에 의해 국민 4400만명 진료 정보 약47억건이 불법 수집, 판매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복지부는 요양기관이 자율적으로 개인정보보호 사항을 점검, 보완하도록 한 뒤 자율 점검 교육에 참여하지 않거나 부실 점검한 기관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8만여개 요양기관을 상대로 한 '개인정보보호 자율 점검 교육' 시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자 의료계 내 “병원 관련 외주 전산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환자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 판매하는 행위를 단속해야 할 정부가 그저 만만한 의료기관만 들쑤시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이 환자정보 유출건과 관련, 검찰이 정보 유출 문제뿐만 아닌 정보유출 통지 미이행으로 인한 의료기관
처벌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반발이 거세다.
정보유출 인지 후 5일 이내 통지 미이행시 15일 영업정지와 300만원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의료계로선 가장 큰 부담이다.
의협은 “유출 통지 부분은 정보 유출 인지 여부와 무관해 법규를 적용하면 많은 회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도 “환자 개인정보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이번 정부와 심평원 조치는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정부의 개인정보 유출 범죄 원인과 구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환자 정보 유출 사건의 주범은 의료정보 관련 기업과 약학정보원 아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의사회는 “이들 업체의 불법적 행태 화살이 일선 의료기관으로 돌아왔다”며 “정작 개인정보보호 교육과 실태 점검을 받는 것은 의료기관에 국한돼 있다”고 비판했다.
고질적인 행정편의주의와 탁상 행정에 대한 성토는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소재 A병원장은 “이번에 심평원이 개인정보보호 교육 일정을 평일로 잡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예컨대, 서울에서 제주까지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을 지역별로 단 하루 동안, 그것도 평일 진료시간대인 오후 1시와 4시 시행한다는 것은 진료 방해 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환자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면서 전국 의료기관 진료를 올스톱 시키고 정보보호 교육을 받으라는 것은 도리어 의료기관의 환자 정보를 외부로 유출되기 쉽게끔 만드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