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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뒤집힌 천연물신약 고시 항소심 '파장'
한의사 '처방권 침해' 인정됐으나 2심은 "한약제제 아니므로 처방 불가" 판결
[ 2015년 08월 20일 20시 00분 ]

대한한의사협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제기한 ‘천연물신약 고시 무효 확인 소송’에 대해 법원이 엇갈린 판결을 내렸다.

 

천연물신약, 즉 생약제제에 대한 처방권을 ‘의사’로 제한한 규정이 타당한지 여부를 놓고 1심과 2심 재판부가 판단을 달리한 것이다.

 

20일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천연물신약고시무효확인소송 항소심에 대해 1심 판결 중 원고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일부승소한 부분을 취소,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1심은 “제약사들이 천연물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생약제제가 실제로는 한방원리에 의해 제조된 것”이라면서 “생약제제를 한의사가 처방할 수 없도록 규정한 해당 고시가 한의사의 처방권 및 법적이익을 침해한다”고 봤다.

 

반면 2심은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해 생약을 이용해 제조된 생약제제는 한약제제가 아니므로 이를 한의사가 한방진료행위를 하는데 처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품목허가를 받은 생약제제가 실제로는 한방 원리에 의해 제조된 것일지라도 이는 품목허가 처분 상의 잘못이지 고시규정은 문제가 없다는 게 2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생약제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신바로캡슐’, ‘시네츄라시럽’ 또는 ‘레일라정’ 등에 대한 품목신고가 무효가 된다 해도 이는 미허가·미신고 상태로 돌아가 의사와 한의사 모두 처방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 한의사가 처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천연물신약 고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지난 2012년 12월 시작됐다.

 

당시 대한한의사협회는 그해 5월 식약청이 개정고시한 천연물신약 고시가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을 양의사로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 측은 식약처와 함께 보조참가인으로 주식회사 한국피엠지제약, 동아에스티, 에스케이케미칼, 안국약품, 녹십자 등이 참가했다. 한의협 소송 대리인은 법무법인 화우, 식약처 소송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광장이 맞섰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원고인 한의협의 손을 들어줬다.

 

식약청 개정 고시 중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 및 신고에 관한 규정 한약(생약)제제의 제출자료’중 제2항 제1호의 내용이 ‘무효’라는 게 1심 재판부 판단이다.

 

해당 고시 세부항목에는 ‘생약제제’를 ‘서양의학적 입장에서 본 천연물제제’로 정의하고 ‘한의학적 치료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제제’라고 규정해, ‘한의사의 처방권과 법적 이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항소심은 달리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원생약’은 사용례가 있으나 규격이 새로운 생약(추출물 등)의 단일제 또는 복합제로, 한방원리에 의해 제조될 수 있고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해 제조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생약제제’는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해 생약을 이용해 제조된 의약품으로, 한방원리에 의해 제조된 한약제제는 당연히 제외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생약제제는 한약제제가 아니므로 의료법에 의해 한의사가 한방진료행위를 하는데 처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품목허가를 받은 생약제제가 한방원리에 의해 제조된 것일지라도, 이를 생약제제로 판단해 허가한 품목허가처분이 잘못”이라며 “서양의학적 원리에 제조된 것만을 생약제제로 규정한 해당 고시 규정 자체를 다툴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허지윤기자 jjy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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