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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증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감염관리를 위해 병원의 시설·설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21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의 바람직한 변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의료기관 감염관리를 위해서는 다인실의 기준병상 제도를 개선하고 격리병상·공조시설 등을 갖출 수 있도록 보건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먼저 병협 민응기 기획위원장은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병협이 전국 수련기관 74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병원문화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무엇보다 현행 4인실 이상의 다인실 중심 병상운영이 메르스 사태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답변이 77.3%에 이르는 등 다인병실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오는 9월부터 보험급여 내에서 입원이 가능한 기준병상 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확대하는 것에 병원 2곳 중 1곳은 반대 입장을 내비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아래 표]
반면 병원들은 1~2인실 병상제 도입 필요에 대해서는 80%가 찬성했다. 다만, 실제 여건이 갖춰진다면 1~2인실 병상을 도입하겠다는 답변은 38%에 그쳤다.
민응기 원장은 “1~2인실 병상이 감염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면서도 실제 시행여부에는 소극적으로 답한 이유는 병원의 공간 확보나 시설 공사가 쉽지 않고, 힘들게 병실을 갖추더라도 과연 정부가 수가보장을 해줄지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가개선 등 보건당국 실질적 지원 필요”
이 같은 지적은 의료계에서는 수 년 전부터 제기해온 이야기다. 이미 정부도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답답한 심정이다.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과 이지영 교수 역시 2013년 보건복지부 발주로 시행한 의료기관 시설기준 개선방안 연구결과에서 이미 이 같은 개선사항이 요구됐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연구결과를 통해 보건당국에 입원실의 경우 1~2인실의 비율 높이고 다인실 규모는 최대 4인실 이내로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지영 교수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감염관리를 위한 의료기관의 병실, 응급실 등에서의 병원감염예방을 위한 시설기준이 미흡하고 정부의 지원방안 논의도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의료기관 시설 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지키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재정은 어떻게 조달 할 것인지 등을 논의해야 하는데 후속대응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려다 보니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이제는 가격적인 요소에 중점을 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상만을 늘리려고 방식은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이라고 지적했다.
이삼열 강동성심병원장은 “모든 병실을 1인실로 만들겠다는 한 병원의 꿈이 실현되지 않는 데는 현실 수가로는 경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수가가 현실화돼야 메르스와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감염학회 엄중식 보험이사 역시 “메르스 이후 정부가 장비·구조시설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에 따른 인력과 재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이야기가 없이 의료기관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종플루 이후 감염수가가 개설됐지만 사실상 의미없는 수준으로 보건당국은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감염관리는 국가와 의료기관 어느 한 쪽의 노력과 희생만으로 해결되는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향후 정부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복지부 질병정책과 이재용 과장은 “병원의 인적·물적자원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이뤄가겠다”며 “의료질향상분담금을 통해 감염관리 인력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잘 하는 병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인실 병상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1인병실의 경우 지금보다 대폭적인 수가인상을 해야 한다는 점은 맞다”며 “다만 기존의 6인실 위주의 다인실을 향후 4인실을 기준으로 개선해 나가는 기존방침은 이어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