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7년 안타깝게도 착수장애인이 된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제한적인 자가도뇨 카테터 급여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건강권, 평등권 추구를 위해 최소한 OECD 국가 수준으로 맞춰야 된다는 견해다.
현재 우리나라 자가도뇨 카테터 보험 급여는 선천성에만 지원되고 있을 뿐 후천성 장애는 해당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회에서도 급여 확대를 위한 관련 토론회를 열 정도였다.
이찬우 사무총장[사진]은 “후천성 척수장애인은 갓난아이보다 못한 배뇨 능력과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자괴감으로 사회복귀 의지가 크게 떨어진다”고 운을 뗐다.
그동안 척수장애인이 겪는 불편 사항으로 ‘보행 기능 상실’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찬우 사무총장에 따르면 실제로는 배뇨, 배변 활동, 성기능 부전 등에 더욱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지난 2000년대 초 전동휠체어 보급이 시작되면서 중증장애인의 보행 기능 문제는 일정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재원조달 문제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15년이 지난 현재는 척수장애인의 일상적인 기구로 자리잡았다.
이찬우 사무총장은 “자가도뇨 급여 확대는 ‘제2의 전동휠체어 보급’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90년대 초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일본에서는 자가도뇨가 일상화돼 있었다”고 회상했다.
척수장애인들은 사고를 어떻게 당했느냐에 따라 ‘계급사회’를 나누고 있었다. ▲보훈 ▲산재 ▲교통 ▲수급권자 ▲MH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 MH는 ‘맨’땅의 ‘헤’딩을 뜻하는 일종의 은어다.
이찬우 사무총장은 “보훈과 산재,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은 의료혜택을 받고 있지만 건강보험 대상자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 명백한 평등권 침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2차 세계대전에 척추손상을 입은 환자는 거의 절반 이상이 비뇨기계 폐혈증으로 2년 이내 사망했다. 1970년대 들어 비뇨기과적 관리가 발달하면서 척수장애인의 평균 수명은 늘게 된다.
사명률은 현저히 낮아졌지만, 지금도 배뇨문제는 요도염, 방광염, 신장의 손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심할 경우 투석까지 진행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찬우 사무총장은 “자가도뇨 카테터 요양비 지급이 확대된다면 많은 척수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위생적으로 배뇨 고민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자가도뇨 급여 확대 시 기대되는 효과로는 ‘비뇨기계 감염 감소’, ‘삶의 질 증가’, ‘정부 재정 절감 효과’ 등이 제시됐다.
이찬우 사무총장은 “사회 참여와 취직을 유도함으로써 훗날 기초생활 보호 대상자에서 탈출하게 돼 궁극적으로 정부 지출 또한 줄게 된다”며 “비뇨기계 감염이 감소할 경우 의료재정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착수장애인이 갖고 있는 능력을 사장(死藏)시키지 말고, 생산력 있는 존재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자가도뇨 급여 확대야말로 이에 대한 첩경”이라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