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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동맥이 몰려있는 신장 관련 수술은 고난이도 수술 중 으뜸으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장암이 발병할 경우 완전 절개술이 주를 이뤄왔으나, 최근 미국에서는 부분 절개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패러다임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로봇수술’이다.
미국 St. Luke’s&Roosevelt 병원 소속 케탄 바다니 교수(비뇨기과)가 최근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열린 비뇨기과 관련 심포지엄 특별강연을 위해 내한했다. 그는 4000건 이상 로봇수술을 집도한 세계적인 전문가다.
로봇수술은 이미 전립선암 수술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바다니 교수[사진]의 로봇수술 사례 중 50~60%도 전립선암 수술이었다.
나머지 수술 비율은 신장암(30%), 방광 및 요도염 관련 치료(10%) 순이다. 주목할 대목은 신장암 로봇수술에 있어 바다니 교수는 대부분 ‘부분 절제술’을 시행했다는 점이다.
신장암 관련 수술은 ▲과도한 출혈 위험 ▲주변 장기에 대한 여파 ▲합병증 등 3가지 관점에서 위험도가 매우 높다.
바다니 교수는 “혈액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장기인 만큼 수술 접근 자체가 어렵다”며 “로봇수술은 최소 절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수한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병변 부위만 제거할 경우 신장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완전 절제술보다 훨씬 큰 이점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신장에 유입되는 혈액을 일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30분 내 혈액이 재공급돼야 신장에 별다른 무리가 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니 교수는 “로봇수술을 이용한 부분 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약 15분 정도면 수술을 마칠 수 있다”며 “시간적 여유 확보를 통해 합병증 등을 더욱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완전 절제술로 신장이 하나 밖에 남지 않은 환자는 향후 급속히 기능이 악화되거나, 심혈관계 질환이 증가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인 투석까지 진행된다면 남은 환자 삶의 질 만족도는 극히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바다니 교수는 “물론 신장암 부분 절제술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아직 널리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며 “미국에서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 해당 시술의 이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남은 신장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 대부분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남은 여생까지 고려한 진료 이어나가고 싶어”
바다니 교수는 신장암에서 종양을 제거하면서 신장을 보존할 수 있는 부분 신장 절제술 술기 ‘F.A.S.T’(First Assistant Sparing Technique)를 직접 개발해 전 세계 의료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는 “새로운 술식은 수많은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탄생하기 마련이다. 본인 역시도 F.A.S.T 개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매우 뛰어난 실력을 가진 한국 의료진들도 새로운 로봇수술 개발에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지켜세웠다.
수술 후 환자의 일상적인 삶 복귀까지 같이 고민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바다니 교수는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으로 아들 이름에 본인의 중간 이름(Ketan)을 넣은 환자를 떠올렸다.
바다니 교수는 “이미 한 쪽 신장을 잃은 환자였는데 부분 절제술로 간신히 남은 신장의 50%를 살릴 수 있었다”며 “이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환자가 아들에게 내 이름을 넣는 모습을 보며 의사로서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바다니 교수는 “로봇수술 영역은 앞으로 더욱 넓어져 갈 것”이라며 “전립선암, 신장암에 이어 아직 덜 개척된 방광암 수술에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보고 싶다. 무엇보다 환자의 빠른 일상생활 복귀를 통해 삶의 질 제고에 일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