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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린 2015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의 보건의료 분야 핵심 쟁점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이었다. 야당이 불을 붙였고, 여당은 정부와 함께 진화에 바쁜 모습이었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7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을 구성하고 1년 이상 논의 끝에 올해 초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백지화했다가 당정이 재논의키로 한 상태다.
정책 파트너 '여당' vs 논의서 배제된 '야당'
건보료 개편을 수면 위로 올린 것은 야당으로, 가장 먼저 정부의 '밀실행정'을 지적했다.
현재 건보료 개편은 당정협의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미 7차례의 회의와 2차례의 워크샵을 진행했다. 야당은 논의에서 배제됐다. 건보료 개편 관련 자료 역시 복지부의 자료요구 불응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정부가 자료제출을 거부하며 여당과 밀실야합을 하고 있다”며 “건보료 개편은 여야가 중지를 모아야 하는 사안이다. 검토 중인 안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밀실야합은 아니다. 아직 불충분한 자료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중이니 최대한 빨리 검토해서 상의하겠다"고 해명하며 사실상 자료 요구를 거부했다.
같은 당인 김춘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역시 정부의 신속한 건보료 개편 추진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송파세모녀의 건강보험료는 5만원, 퇴직하면 피부양자가 되어 건강보험료가 0원이라는 김종대 전 공단 이사장의 비유는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보료 개편 논의 당정협의체가 구성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도 제자리걸음"이라며 “건보료 추진은 건강보험의 질적 양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여러 가지 모형의 정책 효과를 점검하는 시뮬레이션 진행 현황을 확인하며 “건보료 개편은 판단과 선택, 결정의 문제”라며 정책 추진을 재촉했다.
기획단 초안과의 차이를 따져 물으며 ‘후퇴’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도 있었다. 남인순 의원은 “복지부가 다시 시뮬레이션 하는 안이 기획안보다 후퇴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에 대해 분명히 답하라"고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에 건보료 개편을 함께 추진 중인 정부와 여당은 공동전선을 폈다.
정진엽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정보 공유 요청에 "종합국감 때까지 큰 틀에서 보고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어 개편안 발표를 재촉하는 의원들에 “기존 자료는 시뮬레이션을 표본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건강보험 가입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그 자료 구축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건보료 개편을 위한 당정협의 간사인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 역시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일 뿐"이라며 ”형평성이 있고 수용 가능한 개편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은 ‘밀실야합’이란 비판을 의식한 것인지 증인으로 출석한 이규식 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장의 참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기획단이 책임감을 갖고 많은 애를 썼다. 이를 이어받아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개혁 과제를 빨리 해결하는게 국민이 원하는 것임을 안다. 남은 것은 판단과 선택"이라며 이규식 전 단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전문학계, 우려감 피력
증인으로 참석한 이규식 전 단장은 건보료 개편을 ‘가치관의 문제’로 정의하며, 만약 개편이 좌초될 경우 연 6000만건이 넘는 민원이 쏟아지는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고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전 단장은 "'정부의 부과체계 개혁 의지에 의문이 들어 사표를 냈다"며 "그 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만 갖고 관심 끊었다"고 현재 진행되는 개편안에 선을 그었다.
이 전 단장은 문 전 장관이 기획단의 개편안 초안을 백지화 시킨 직후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진사퇴한 바 있다.
이어 그는 급여 확대와 부과체계 개편이 소요되는 비용을 약 3조5000억원으로 산출, 국고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전 단장은 "부과체계가 개편되면 그만큼의 국고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급여 확대가 상대적으로 줄기 때문에 국고 지원이 없으면 부과체계 개편이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여야의 협력체계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책에 대한 책임을 공유, 그에 따른 부담 역시 함께 나눠야 ‘수건 돌리기식’ 정책 추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그는 “개편 방향은 정해져 있고 변화가 수반되기 때문에 불이익을 보는 당사자의 불만은 예정된 것이다. 이게 부담스러워 수건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당정협의를 넘어 여야가 합의하는 구도로 책임을 공유하지 않는 한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며 “여야가 합의해서 부담을 공유하는 방법이 아니라면 건보료 개편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