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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이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모습이다.
수술을 앞둔 환자가 판단 능력이 있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수술에 대해 환자가 아니라 보호자에게만 설명했다면, 이 역시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김종원)는 최근 수술 후 뇌병변장애를 얻게 된 환자 한모씨와 가족이 국립중앙의료원(NMC)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병원이 1차 뇌수술에서 견인기를 과도하게 사용해 뇌출혈을 일으킨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사실이 있다고 보고, 환자 측에 3억859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병원 측 책임제한 비율은 60%였다.
지난 2010년 NMC에 입원한 한모씨는 검사결과 완쪽 중대뇌동맥 분지에 비파열성 뇌동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개두술을 통한 뇌동맥류 결찰술을 받았다.
그런데 1차 수술 후 환자가 두통을 호소하고 의식이 혼미해지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다. 왼쪽 전두정엽 부위에 급성 뇌출혈이 발생한 것이었다.
의료진은 정맥경색으로 판단, 두 번째 응급수술을 시행키로 했다. 감압성 두개골절제술과 혈종 제거술을 시행했으나 이후 한씨 의식은 혼미했고 동공 반사는 없는 상태였다.
2차수술 후 상황은 더 나빠졌다. 한 씨 전두엽에 뇌출혈이 증가했으며 뇌부종도 심해졌고, 다시 응급수술을 하게 됐다. 3차 수술 후 뇌출혈은 줄어들었지만 의식은 여전히 혼미했고 동공반사 역시 없었다.
그후 환자는 기관절개술, 두개골성형술 등을 받은 뒤 보존적 치료를 지속해오다 퇴원했으며 현재 타 병원 및 재활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환자 측은 의료진의 수술상 주의 의무 위반, 뇌출혈 지혈 소홀 등의 과실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차 수술 때 의료진의 과실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환자 한 씨에게 나타난 정맥경색과 뇌출혈은 병원 의료진이 1차수술을 시행하면서 견인기를 사용해 과도하게 뇌 견인을 한 과실로 인해 초래된 것이라고 보는게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뇌 견인으로 인한 뇌출혈 발생 가능성이 있는 점’, ‘환자에게 생긴 뇌출혈은 어떤 이유로든 정맥이 막혔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므로 불가항력적인 합병증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환자에게 발생한 뇌출혈 부위는 왼쪽 전두엽이고, 1차 수술을 위해 개두술을 시행했던 부위와 일치한 점,’‘동맥류 결찰 부위 자체는 이상 소견 없이 잘 유지되고 있는걸 비춰봤을 때 동맥류 결찰이 잘못되거나 풀어져서 생긴 출혈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법원의 판단 이유였다.
재판부는 “과도한 뇌 견인 시에 뇌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견인을 피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도 수시로 견인을 풀었다 다시 견인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수술을 진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1차 수술 당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도 물었다.
재판부는 "한 씨가 1차수술을 받기 전 판단능력을 갖고 있었는데도 의료진은 남편에게 수술, 마취, 처치, 검사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면서 “의료진이 환자에게 뇌동맥류의 다양한 치료방법을 설명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 씨가 의사 설명을 듣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