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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S(2003년), 신종 인플루엔자(2009년), 메르스(2015년) 등 전 세계적 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는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사립대의료기관 공적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2일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사립대 의료기관의 공공성과 병원경영’을 주제로 제4회 미래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국회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 등이 참여할 정도로 정치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임영진 회장은 “지난 여름 메르스 사태로 인해 전 의료계가 홍역을 치렀다”며 “사태 수습 과정에서 사립대의료기관의 공적 역할 수행 한계점이 여실히 노출됐다. 더 이상 의료기관의 희생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오인환 교수는 주제 강연을 통해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직면한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사립대의료기관에서 공공보건의료 사업을 수행할 제도적 보장과 재정 지원의 근거 마련 없이 독자적인 행보를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단언했다.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공공보건의료사업은 인구 대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메르스뿐만 아니라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당시에도 의료기관의 공익성 부재 부작용은 그대로 드러났다.
전국 43곳 상급종합병원 중 사립대의료기관은 무려 32곳에 해당한다. 절반을 훨씬 웃도는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사립대의료기관을 공공보건의료사업에 적절하게 활용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인환 교수는 “미국은 세금공제 조건 등을 내세워 의료기관이 지역사회에 부가적인 이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일본 역시 민간병원이지만 공익성 높은 의료 서비스를 담당하는 의료법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 해결의 가장 핵심은 ‘재정적 지원 체계’ 마련”이라며 “공공보건의료에 대해 단순한 수가가 아닌 공공적 기능 수행에 대한 지원금 형태의 보상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인환 교수는 “권역거점병원 공적 기능수행과 공공보건의료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립대병원에 대한 정부 재정을 활용한 직접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운영비, 연구비 등 포괄적 지원을 검토해야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구체적인 안 제시 못하는 복지부
패널토의로 참여한 보건복지부는 사립대의료기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보상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복지부 이재용 질병정책과장은 “사립대의료기관이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은 매우 높다”며 “사립대의료기관은 일반 국공립의료기관과 달리 이윤 추구가 불가피한 상황기 때문에 ‘공공의료를 하면 좋고, 안 해도 무방하다’라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공공성’이라는 관점을 짚어보자면 단순히 취약계층 지원이 아니라 의료기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메르스 조기종식을 위해 자진폐쇄 등을 결정한 의료기관에게는 적절한 손실 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과장은 “‘희생’에 대한 보전 방안 계획은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향후 국가적 재난 사태 관련 제도적 보상 방안을 법률 개정안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결국 메르스 사태 종식 이후 2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실질적인 법률적 제도 개선안은 논의 단계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의료기관은 사람의 생명, 건강을 다루는 것이 설립 목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공성을 지녀야 한다”며 “특히 대학병원은 교육 기능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공공성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사립대의료기관이 현재 피동적으로 공공보건의료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환경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며 “진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건강보험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별도의 다양한 재정 지원 통로를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