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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는 정부와 이에 반발하는 노조 사이에서 지방의료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유인책의 실효성이 적고, 노조와의 불편한 관계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행정자치부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2016년도 임금피크제 도입기관 CEO회의’에 서울·인천·부산·대구·청주·충주·김천·남원지역의료원장과 그 밖의 지방출자·출연기관장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사실상 공공 의료기관들에게 임금피크제 도입을 요구하는 자리였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퇴직연장자가 늘어나는 것만큼 신규채용 목표를 설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신규채용 목표 미달인원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총인건비에서 차감하고 신규채용 인원의 인건비는 임금피크제 절감재원을 통해 충당하는 방식이다. 총인건비 인상률 한도 범위 내에서 신규채용 인원의 인건비를 충당하고 임금지급률은 간부직과 비간부직, 직급별, 직종별 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직무 등에 따라 달리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정부는 임금피크제 추진실적을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하고, 연내에 도입하지 않는 기관에 대해서는 2016년 예산편성에서 인건비 인상률을 삭감하는 등의 불이익을 단계적으로 가하겠다며 채근했다. 그러나 지방의료원장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만성적인 인력난과 적자 문제를 겪고 있는 지방의료원의 현실은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는 불만이다.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은 “정부가 제시한 당근은 쉽게 말해 정원을 늘려주는 것인데, 일반 공사나 공단은 반길만한 것일지라도 지방의료원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은 대부분 행정직이고 지방의료원의 경우 5~10%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간호인력수급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 상황에서 정원에 관한 이익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부분 지방의료원이 법정기준인 간호 3등급을 맞추기는 커녕 연초에 확보한 간호사가 연말에 이직해 등급이 하락하거나 아예 병동을 폐쇄하는 상황이다.
조승연 원장은 “이미 많은 의료원이 적자나 체불 문제 등으로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금을 제한하는 등의 불이익을 가하는 방식도 피부에 크게 와닿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지방의료원의 현실을 반영한 임금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간호인력 이동이 잦고 신입 간호사 진입이 저조한 원인 중 하나가 업무강도에 비해 초임 수준이 낮은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조승연 원장은 “호주, 뉴질랜드처럼 신입 간호사들의 호봉을 5년 동안 인상하고 이후에는 전체적인 인상률을 반영하는 식의 임금체계 개편도 고려할만하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반발도 거세다. 이날 보건의료노조는 “지방의료원의 임금피크제 강행을 용납할 수 없다”며 항의 피켓시위를 벌였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 임금깎기 수단이자 정년연장 법제화 취지에 역행하는 제도라는 주장이다. 청년일자리를 늘리기 보다 오히려 고용파괴 수단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청년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하다”며 “정부는 병원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게 아니라 부족한 인력을 충원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