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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학술대회 대주제였던 ‘한 마음 한 뜻으로…’와는 다소 걸맞지 않은 분위기였다. 현 집행부는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진행하지 않길 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부 갈등 봉합은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바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현 주소다. 지난 18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제34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박노준 회장[사진 왼쪽에서 4번째]은 “1주일 전 서울, 경기, 강원지회 합동연수강좌로 이번 학술대회 등록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됐다”며 “다행히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전등록 608명 등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집행부 임원들은 기자간담회 대부분을 최근 불거진 내부 갈등 문제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는 시간으로 할애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경기 일부 회원들이 대의원총회개최금지 가처분을 시작으로 현 집행부와 법적 다툼을 벌여왔다.
그 결과, 법원은 박노준 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기각시켰고, 양 측이 화해하는 방향으로 사안을 마무리 짓기를 권고했다.
그러나 집행부가 신청한 ‘명칭사용금지 가처분’ 역시 각하됐다. 이는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측에서도 아직 얼마든지 ‘산부인과의사회’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노준 회장은 “위해요건 불충족이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적법한 정관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 집행부 입장에서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따라서 명칭사용금지 가처분에 대해 고등법원에 즉시 항고했다”고 밝혔다.
집행부에 따르면 산부인과의사회 전신인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는 지난 1997년 이미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적법하게 인준 받은 정관이 존재하고, 정관에 따른 임무를 수행하는 상임이사회도 존재하고 있다.
박노준 회장은 “반대 측에서 학술대회로 포장하며 마련한 ‘회원총회’에서 박수 몇 번으로 만들어진 정관과 선관위 구성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지난 18년 간 쌓아온 산부인과의사회 전통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법원 판결문에서는 “산부인과의사회 내 회장선출 방식을 변경하려면 정관 및 선거관리 개정이 필요하다”며 “정관을 개정하려면 먼저 각 지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의원이 선출돼야 한다. 이후 총회 구성이 선행돼야 할 요건”이라고 명시했다.
박노준 회장은 “대의원 선출 요청 공문을 수차례 보냈지만, 4개 지회에서 아직도 선출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임시대의원총회개최금지 가처분 판결에서 볼 수 있듯이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합의를 통해 대의원 선출이 우선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 직선제를 반대한 적이 결코 없다”며 “오히려 회원의 뜻으로 알고, 대의원 총회를 개최해 직선제 개정안을 논의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합법적 개정 방안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박노준 회장은 “일부 회원들의 뜻일지라도 정관에 어긋난 다른 창립총회는 불법”이라며 “대의원 총회에서 정관이 개정되지 않는 한 임의로 직선제를 빙자해 선출된 회장은 아무런 대표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경기·강원 등 대의원 미선출 지역 ‘위법성 검토’ 예정
집행부는 학회 내 갈등 봉합에 나서는 한편, 대의원 선출을 미루고 있는 일부 지부에 대한 법적 제재 방안을 알아볼 예정이다.
이충훈 수석부회장은 “대의원 총회는 전국 모든 지부 대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지금처럼 대의원 선출을 끝까지 미루는 일부 지부 때문에 산부인과의사회 전체 회무가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따라서 법원 자문 등을 통해 1~2곳 지부가 누락될 경우 대의원 총회 대표성이 없는지, 또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박노준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임시대의원총회는 못 열었지만, 연석회의 방식으로 회원들 의견을 수렴했다. 대주제처럼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지 못하는 산부의과의사회 현실이 안타깝다. 합법적인 선에서 사태의 빠른 종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