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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 나의 경우 아무래도 여의사라서 몸에 새로운 상처를 내는 것을 싫어한다. 단일공무흉터 수술법을 처음 접하고 ‘이거다’ 싶었다.”
복강경·로봇수술 베테랑 이화의료원 문혜성 로봇수술센터장은 지난 2010년 배꼽을 통해 단 하나의 구멍을 내고 로봇팔을 통해 자궁 내 종양에 접근하는 ‘단일공무흉터 단일절개 복강경수술법’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상처가 작아 환자의 미용적 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통증이 덜해 회복도 빠르다.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로봇을 이용하더라도 최소 3곳을 절개한다는 것이 문 센터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다른 장기와의 유착이 적고 봉합력이 높다. 일반 복강경 수술보다 집도의 수술시야가 10배 이상 넓고 수술 공간 확보 또한 용이하다.
문 센터장은 “외과는 장(腸)이 딱딱해서 봉합하기 쉬운데 산부인과는 자궁이 두껍고 딱딱해 더 어렵다. 단일공무흉터 단일절개 복강경수술법을 접목하니 유착이나 봉합에서 탁월한 예후를 보인다”고 소개했다.
문 센터장은 로봇수술 도입 전부터 복강경수술을 통해 다양한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하며 ‘여성의 몸과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의사로 명성을 얻었다.
8000여건의 복강경수술과 150여건의 로봇수술을 통해 얻은 각종 노하우가 ‘단일공무흉터 단일절개 복강경수술법’을 탄생시킨 것이다. 그는 이 수술법으로 38cm 이상의 거대종양을 흉터없이 제거해 의료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호기심 많아 새로운 것에 많이 도전-현대판 슈바이처 되는게 꿈"
문 센터장은 최신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치료법 개발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새로운 술기나 장비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고 흡수력 또한 대단히 빠르다.
문 센터장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미국 연수 때 당시 한국에는 없었던 무인 셀프 계산대를 바로 사용했다. 옆에 있던 남편이 사용해봤냐고 묻는데, 그 때 약간의 차이를 발견했다”며 “새로운 의료기기도 별다른 설명없이 잘 아는 편”이라고 밝혔다.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것 역시 문 센터장에게는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문 센터장은 부인암을 전공한 이화여대 의과대학 출신 첫 교수다. 부인암 분야는 한국 특유의 통념 탓에 여의사가 적고 교수 자리 역시 확신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는 “인턴, 레지던트 때 수술방에 들어오면 얼굴이 밝아진다는 얘기를 들을만큼 수술방을 좋아했다. 눈썰미가 있었고, 교수님의 다음 동작과 사용 도구를 예측하면 곧 잘 맞았다”며 이 같은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자신감을 드러냈다.
호기심은 그를 능동적인 삶으로 이끌었다. 그는 누군가 선택지를 제시하기 전 먼저 새로운 것을 찾아 잰 걸음을 걸었다.
문 센터장은 “처음에는 트레이닝을 안 시켜줘서 스스로 해야 했다”며 “학회, 해외 프로그램, 타 병원 방문 등으로 연수했다"며 "수술 비디오를 많이 보고 수술방에 있는 것처럼 상상하는 ‘셀프 연습’은 꾸준히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그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만족하고 있을까. 그는 즉답 대신 환자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문 센터장은 “의사로서 최선을 다한다. 빅5병원를 다 거쳤는데도 수술로 인한 큰 상처를 피할 수 없어 찾아온 거대종양 아가씨 환자가 있었다. 많은 고민을 했고 그런 고심 끝에 새로운 수술법이 나온 것”이라며 환자에 대한 애정만큼 성장하는 의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현대판 슈바이처'가 되는 것이다. 문 센터장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슈바이처가 꿈이었다. 일기에도 빨간 밑줄을 쳤다”며 “궁극적인 꿈은 국내와 해외 의료봉사을 다니고 또 의료기술이 미개한 곳에서 술기를 전파하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