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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의료산업화의 전진 기지가 된 지금 최대 관심사는 사업화 성공 여부다.
병원 주도로 개발된 의료기기와 의약품이 과연 미래 세대를 책임질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돼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만큼 병원의 책임감은 막중하다. 연구개발(R&D) 성과물의 조기 사업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체외진단용기기(IVD)에서 답을 찾았다. 예방 중심 패러다임 전환으로 전세계 기준 연평균 성장률이 7.2% 인 유망 시장이면서 아직 이렇다 할 키 플레이어(Key Player)가 없어 공략하기 적합한 틈새(Niche)라는 판단이다. 제품 가격이 낮지만 원가가 적게 들고 판매량도 많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고대 구로병원 중개임상시험센터 이흥만 센터장은(이비인후과) “1년에 5개씩, 5년 안에 50개 상용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고대 구로병원은 11월부터 5년 간 복지부로부터 100억원을 지원받아 국책 연구를 총괄하게 된다. 데일리메디는 이흥만 센터장에게 구로병원이 사업화 선례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10년 동안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흥만 센터장[사진]은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임상 역량을 갖춘 병원은 고대 구로병원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병원은 10년 전부터 국내외 임상시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를 설립한 이후 국내에서 유일하게 ISO 국제인증((ISO9001, ISO14001)을 획득했다. 아시아-서태평양 윤리위원회 연합포럼으로부터 생명의학연구윤리분야 국제 인증을 받아 글로벌 기준을 충족했다.
지난해에는 중개임상지원센터를 열어 임상시험에서 부터 시제품 제작, 성능평가, 인허가 전 과정을 지원해 조기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원스톱(One-Stop)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흥만 센터장은 “국내 임상시험센터 중 9티어(TRL)의 전 주기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은 드물다”며 “개발 단계별로 전 과정에 대한 밀착지원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업화 지연 및 단절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체외진단기기 개발에 필수적인 인체자원 인프라도 이미 구축돼 있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난 2011년 인체자원단위은행거점병원으로 지정 받았으며 총 8만 건의 연구목적 인체 시료를 확보하고 있다.
다수의 식약처 허가 건수는 임상시험 경쟁력을 방증한다.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 간 138건의 허가용 체외진단기기 승인을 득했으며, 지난해에만 8건을 허가 받았다. 올해 신청 건수는 15건이다.
“기업 프렌들리 체외진단 분야 전문가들 지속적으로 아이디어 자문”
의료기기 업체와 뜻을 맞출 연구자들 역시 체외진단용기기 개발에 특화된 이력을 갖추고 있다.
진단검사의학과 임채승 교수는 진단키트 임상평가 전문가다. 국내 최초로 말라리아 항체신약을 개발해 녹십자에 기술 이전을 포함해 총 7건의 기업연계 공동개발 경험이 있다. 말라리아, 인플루엔자 등 6건의 제품화에 성공했으며 특허 출원 건수만 15건이다. 41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을 맡고 있는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신종인플루엔자 진단칩 개발을 필두로 다수의 전용 진단칩 개발과제를 진행 중에 있다. 2014년 기준으로 SCI(E)급 논문 21건을 발표했다.
이흥만 센터장은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의료기기 개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구로병원 의료진”이라며 “문턱을 낮춰 업체의 애로와 요구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습관이 돼 있기 때문에 파트너사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외진단은 IT, BT가 융합된 분야로 아이디어만 있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며 “반경 1km 내에 IT기업만 2만개, 의료기기 회사 300개, 한국산업기술시험연구원, 세라믹연구소, CRO가 모여 있어 언제라도 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막바지 고비 넘을 수 있도록 정부 지속 지원 관건”
센터는 체외진단기기 제조기업 중 GMP 시설 보유 기업 중 유망 업체 및 컨소시엄을 선정해 전임상, 사용성 평가, 임상시험을 지원할 계획이다.
연간 최대 4억원씩 10개 과제를 선정해 연구계획서부터 인허가과정까지 무상으로 지원 된다. 지난 1일 업체 대상으로 공청회를 실시했다.
CEO경영 자문위원회, 투자기획자문위원회의 컨설팅을 토대로 운영되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신속한 사업화도 촉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9년까지 공동협력연구 12건, 컨설팅 150건, 전임상시험지원 30건, 품목허가 6건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흥만 센터장은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는 신약 개발과는 달리 기술개발 기간이 비교적 짧고 IT 접목이 용이하기 때문에 기술 경쟁력이 높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하다”며 “정부 투자 덕분에 현재 성과물 창출 85~90%까지 왔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마지막 허들을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능성이 보이는 곳에 집중 지원을 한다면 병원이 중심축이 돼 개발한 의료기기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며 “우리나라가 먹고 살 길은 의료기기밖에 없다. 제약만큼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