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발생한 원인미상 폐렴 의심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건국대병원은 고민에 휩싸이게 됐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낮은데다 잘 갖춰진 시스템과 매뉴얼에 따라 초동대처를 했던 병원이지만 방문하는 환자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건국대병원으로선 메르스에 이은 이번 사태로 매출 하락과 함께 자칫 ‘문제 있는 병원’이라는 인식이 생길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19일부터 건국대학교 내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지난달 27일을 기점으로 집중적으로 늘어났고, 2일 현재 총 50명이 의심환자로 분류돼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보건소 초기 역학조사에서는 원인불명 폐렴으로 확인됐다. 폐렴 발생 장소가 동물실험이 이뤄지는 곳임을 감안할 때 인수공통감염병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처음 확인된 환자 16명 중 4명이 방문했던 건국대병원은 이들 환자에 대해 바로 격리조치에 들어갔으며, 보건당국에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의심된다”며 즉시 신고했다.
이어 조류 접촉력이 없고 소의 배아 관련 실험을 했다는 점에 미뤄 인수공통감염병인 ‘브루셀라증’이나 ‘큐열’이 의심된다고 신고 내용을 바꾸는 등 원인 파악에도 전력했다.
중앙역학조사반의 역학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이어 병원은 이들 4명 환자를 국립의료원에 전원조치 했다.
이후 내부 회의를 거쳐 실내 공간 소독 등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건물이용자 및 접촉자의 명단을 확보해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병원은 메르스 사태 이후 갖춰진 매뉴얼 및 시스템, 내부 직원들의 높아진 의식 덕분에 이번 폐렴환자에 대한 완벽한 초동대처를 자부했다.
질병관리본부의 “가족이나 주변에서는 환자 발생이 없다. 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지고 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병원은 다소 안도했다.
하지만 폐렴환자 발생 보도가 나간 직후인 29일부터 환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예약취소 없이 병원을 방문치 않는 예약부도율도 매우 높아졌다.
평소 환자 및 보호자로 북적이던 병원 로비와 각 외래진료소 앞은 한산했다. 일부 진료과의 경우 외래환자가 수 명에 그치고 있다.
수 일째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 2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던 병원으로선 악몽 재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해 환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것 같다”면서 “당장의 손실보다도 문제 있는 병원으로 낙인 찍힐까봐 두렵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