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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예기(禮記) 곡례편(曲禮篇)에 자신의 체험에 바탕을 둔 나이를 술(術)했다. 공자와 그 제자들은 예의 이론을 기술한 이 책에서 스무살 남자의 나이를 약관(弱冠)이라 칭했다. 스물이 되면 관례(冠禮)를 올려 갓을 쓰고 명실상부한 어른 대접을 받는다는 의미였다. 유년의 앳됨을 지우고 비로소 성년을 맞는 나이라는 얘기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역시 약관(弱冠)의 나이답게 의학교육의 요람으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 그래서인지 건양의대 최원준 학장에게는 중견의대 수장의 원숙함이 묻어났다.
건양의대는 지난 1995년 개교 이래 ‘신뢰받는 의료인 양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난 20년 간 약 800여 명의 의사를 배출했고, 의사국시 및 전문의 시험에서 수석을 배출하는 등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했다.
공교롭게도 건양의대와 출발을 함께한 다른 의과대학들이 이 세월 동안 적잖은 풍파를 맞으며 부실교육 중심에 섰던 점을 감안하면 ‘착한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의사 출신 설립자인 건양대학교 김희수 총장의 열정과 더불어 후학 양성을 위한 교수진의 애착이 빚은 결과였다. 물론 학생들도 스승의 가르침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랐다.
그 결과 의사국시 합격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했고, 의대생 신분으로 SCI급 논문을 게재하는 등 국내 의학교육계에 늘 화제의 대상이 됐다.
물론 건양의대가 처음부터 두각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여느 의대와 마찬가지로 교수 위주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방식으로 학생들을 일정한 틀 속에 가둬 교육했다.
사회가 원하는 창의적이고 유능한 의학인재 육성과는 거리가 먼 것은 당연했다. 또 그런 교육으로는 사회가 기대하는 의과대학의 역할 수행도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건양대학교가 의학교육의 변화창도자가 돼 보겠다고 나선 것이 의대교육 특성화였다.
‘학생중심의 의학교육’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모든 교과과정을 기초 및 임상의학 통합교육을 개편, 임상실습을 통한 술기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특히 따뜻한 인성의 사람 냄새나는 실력 있는 의료인 양성을 목표로 의료인문학교실을 내실 있게 운영했다.
최원준 학장은 “건양의대의 인재상이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의사인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과과정을 과감하게 개편했고, 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건양의대의 지역 인재육성 정책 역시 의학계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방의대의 태생적 한계를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시킨 전형이라는 평가다.
실제 건양의대는 신입생 선발시 지역 학생들에게 52%의 할당제를 적용하고 있다. 대전‧충남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지역 학생 비율이 높은 만큼 지방 대학병원들이 고민하는 의료진 수도권 이탈현상도 적다. 또 이들이 졸업 후 지역에서 활동하며 지역 건강증진에 일조하는 선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최원준 학장은 “지방의대라는 정체성은 단점이자 장점이 될 수 있다”며 “건양의대는 지역 인재육성 정책을 통해 지방의대의 한계를 극복한 모범 사례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중견의대로 접어든 건양의대는 향후 연구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생의대’라는 굴레 탓에 국책과제나 연구비 수주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 당당하게 국내 의학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해외 유수대학과의 학술교류를 강화하는 한편 교수 및 학생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최원준 학장은 “지난 20년이 의학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시기라면 앞으로는 내실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연구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